
지난 14일 감사원의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 실태 감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우리나라 민간실손보험으로 인해 “연 12.9조의 국민 추가의료비가 유발되고 공적 국민건강보험 재정부담으로 3.8조가 전가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건보노조)은 15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책임 공적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아시아 3국(한국, 일본, 대만)의 사례에서 확인되듯 실비로 비급여까지 폭넓게 보장해주는 한국형 실손보험은 ‘경제 강국이지만 의료 빈국’이라 조롱받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본과 대만의 민간의료보험은 대부분 보장범위가 정해진 정액형 보험이다. 반면, 공적 건강보험제도의 낮은 보장률(60% 초반대)을 보완하기 위해 허용된 실손보험이 결과적으로는 국민의료비 부담을 키우고 공적 건강보험의 재정손실을 야기하는 기형적인 국민우려 상품이 됐다.
나아가 건강보험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과 실손보험금의 이중지급 금지로 인한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성 훼손은 더욱 심각하다.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4년부터 시행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대표적인 정책이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금융위원회가 표준약관에 본인부담상한액 환급금을 실손보험이 보상하지 않도록 명시함으로써 모순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는 민간보험사들이 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을 받은 가입자들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한 보험금을 환수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지난해 기준 국민건강보험에서 지급한 본인부담상한액은 201만 명에 2조6278억 원에 달한다. 즉, 201만 명의 국민이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도의 보장혜택을 민간보험사에 빨대 꽂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2009년 금융위원회는 민간보험사가 판매하는 실손보험 상품이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위축과 의료소비자의 모럴해저드 우려로 비급여의 일정금액만 보장하는 정액형 상품만 허용해야 한다는 국민여론도 무시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민간보험사들의 포괄적 실손형 상품의 판매를 허용했으며, 결과적으로는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같은 국민 추가의료비와 공적 건강보험의 재정손실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손보험 상품을 설계할 때 산정했던 민간보험료 이익은 민간 재벌보험사들이 가져가고, 보험금으로 지급했어야 할 부담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책임지는 이율배반적 상황이 15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이는 공적건강보험이 민간 재벌보험사들의 손실을 보존해 주고 이익을 보장해주는 창구와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민간실손보험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부분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건강보험에서 비급여 진료비를 보장해주면 민간보험사는 그만큼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덜 지급해 반사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된다 해서 실손보험료를 내린 적은 지난해 1세대 가입자(1999∼2009년 9월 가입)보험의 4% 인하가 유일하다. 대신, 3세대 가입자(2017.4∼2021년 6월)에 대해서는 18%의 보험료 인상을 허용해 지난 11년간(2013∼2023년) 민간의료보험료는 연평균 10.2%가 인상됐다는 설명이다.
▶민간의료보험료 인상추이(2013∼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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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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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인상률 |
10% |
6.3% |
4.2% |
20.5% |
20.9% |
동결 |
7% |
7% |
12% |
14.2% |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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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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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 |
16%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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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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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
16%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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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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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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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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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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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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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보험료는 각 보험사 자체 손해율을 기반으로 개별적으로 결정하므로, 언론기사 등 참고하여 평균값으로 조사
* 보장성강화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등을 고려하여 동결 결정
** 보험업감독규정(제7-63조)에 따라 신설 상품은 5년간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음 |
이에 따라 건보노조는 “차기 정부에서 더이상 기형적 실손보험의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되고, 판매를 허용하더라도 정액형 상품만 가능토록 하며, 상품 설계시에는 반드시 보건의료당국인 보건복지부와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전승인을 거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한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를 훼손하는 민간보험사의 표준약관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모든 국민의 돈인 건강보험재정이 무한정, 무한대로 재벌 민간보험사에 흘러 들어가는 상시적인 구조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민간 재벌보험사의 상품설계 실패 책임까지 국민건강보험이 떠안아야 한다는 국민은 없을 것이며, 그러한 정부 또한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강도 높은 정부 시책의 정비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