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료기관의 R&D예산이 마트 장보기나, 영어학원, 의류구입, 술집, 노래방 등 의사들의 개인용도로 쓰여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보건복지위)이 5일 밝힌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립병원 임상시험 연구개발비는 연구과제명이 각각 다른데도 총액 연구비가 만원, 천원 단위까지 동일하고, 동일금액의 연구과제일 경우에는 인건비, 재료비, 회의비 등 세부내역까지 똑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국립서울병원은 2007~2009년 모든 연구가 1472만원으로 동일하고, 부곡병원은 다른 국립병원들과 연구과제명이 전혀 다른데도 연구금액이 동일하며, 심지어 인건비, 유인물비, 회의비, 교통통신비 등 세부내역의 집행액도 하나같이 전부 똑같은 상태다.
특히 부곡병원은 정신병환자들을 위한 임상연구비 지출 영수증으로 마트 장보기나 입시학원비, 영어학원비, 헬스클럽 등의 비용을 연구비로 처리했다.
국립서울병원은 연구와 상관없는 어학교재 등을 구입했고, 국립마산병원은 연구자의 학회 평생회원비와 학회 등록비로 사용했다. 국립재활원은 연구비로 직무교육비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노트북을 구입하기도 했다.
서울병원의 경우 연구과제명에는 '약물저항성 환청증상이 있는 정신분열병 환자의 뇌파 스펙트럼'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의 소설원서를 구입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각 병원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예산만 지원하고 뒷짐만 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은 "국립병원의사들이 일반의사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은 개선돼야할 점이지만, 연구하라고 지급된 예산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보건복지부는 국립병원 R&D예산에 대한 실태조사와 의사들 처우개선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의료기관 9개 기관의 최근 5년간 R&D예산은 총 331개 연구에 39억3500만원으로, 1개 연구당 연구비는 100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