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노조, “불법 리베이트 근절 위해 약가인하‧성분명처방‧정부입찰제 등 근본적 대책 마련 제시”
국내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철저한 전수조사와 함께 약가제도 개선 및 성분명 처방 확대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절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위원장 황병래, 이하 건보노조)은 2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최근 D제약 영업직원들이 전국 380여 병원을 방문하며 학술행사 지원을 빌미로 신약처방을 유도하고 자사제품 처방 확대를 위해 수억 원을 제공한 정황이 공개됐다.
이는 신약 개발을 통해 국민건강을 돌봐야 할 제약사가 금전적 이익만을 우선시하며 보건의료의 공정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로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건보노조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금전 거래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의료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라며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언급했다.
먼저, 불법 리베이트는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리베이트로 인해 불필요한 의약품을 과도하게 처방할 경우 약가 원가에 반영돼 건강보험 재정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게 되며, 이는 곧 건강보험료 부담의 주체인 국민과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의료비 상승과 환자 부담 가중도 유발한다. 리베이트가 반영된 약제는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고, 이는 환자의 본인부담금 증가와 전체 의료비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된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나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더 큰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의약품 비용(약값)은 무려 2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금액은 5년 사이에 누적 증가율 39%로 매년 평균 7.8%씩 꾸준히 늘어난 수치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노인의료비 증가요인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로 인한 약제비의 거품 또한 가중된 것으로 의심된다.
환자의 건강권도 침해한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보다 리베이트를 많이 제공한 제약사의 약을 우선해 처방할 가능성이 있어, 효능이 낮거나 필요 없는 약물이 투여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환자는 불필요한 부작용이나 약물 중복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의료의 공정성과 신뢰도 심각하게 훼손돼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이 특정 의약품을 우선시할 경우에는 의학적 판단이 아닌 금전적 이해가 환자의 치료를 결정하게 돼 의료윤리와 국민의 신뢰를 정면으로 위반한다.
리베이트의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의 왜곡된 약가 구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제네릭(복제의약품) 약가는 리베이트만으로 막대한 이윤을 보장하는 구조이며, 이는 신약 개발은커녕 최소한의 연구조차 필요 없는 리베이트 중심의 영업을 가능하게 해 국민건강권과 건강보험 재정을 잠식하는 악순환을 고착화하는 한편, 단속과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의 수도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부입찰제와 개별 약가협상 등 공급자 간 가격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 또는 참조가격제와 같은 가격 탄력적 제도 등 약가제도 개선이 근본적 해법이며, 동시에 해외 의약분업 사례에서 다수 선진국가들이 시행하고 있거나 권장하고 있는 상품명 및 성분명 처방의 병행운영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분명 처방은 상품명 처방권을 이용한 불법리베이트를 차단하고, 동일 성분 간 가격 경쟁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과다·중복 처방을 방지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공급자 간 경쟁과 소비자 선택기반 경쟁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해 왜곡된 약가와 리베이트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조합이라는 것이다.
이에 건보노조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국민 건강권 보호와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약가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건보노조 측은 “이번 리베이트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며, 보건당국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새 정부와 국회(입법부)는 의약품 유통·처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법령 및 지침 개정에 즉각 착수함과 동시에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있는 약가인하, 성분명처방, 정부입찰제, 참조가격제 등 근본적 대책을 즉각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