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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김진현 교수 건강보험 재정 관련 주장에 반박 입장 밝혀
기사입력 2025-08-07 오후 5:36:00 | 최종수정 2025-08-07 오후 5:36:57

소비자물가-수가인상률 단순 비교 등 통계적 오류로 잘못된 인식 유발

의협 “왜곡된 근거로 의료정책 방향성 주장하는 인사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 위촉 재고해야”

 

 

   최근 다수 언론에 보도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의 건강보험 재정 및 지불제도 관련 주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7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입장문을 통해 김진현 교수가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이 국민소득 증가율의 2.1배, 수가 인상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6배에 달한다고 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는 과도한 수가 인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큰 오류가 있다는 것이 의협 측의 설명이다. 먼저 소비자물가와 수가 인상은 직접 비교할 수 없는 것으로, 소비자물가는 일반 소비재(식료품, 전기료 등)의 평균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로, 의료서비스는 포함되더라도 매우 낮은 비중으로 반영된다.

 

반면, 수가는 인건비나 고가 장비 유지비, 의료소모품, 행정비용 등 전문인력 기반의 서비스 비용이며, 특히 의료 인건비 비중이 높아 일반 물가보다 인상 압력이 큰 특성이 있어 소비자물가와 수가인상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통계적 오류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총진료비를 가격(P)과 진료량(Q)으로 분해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위해 사용한 재정과 같이 진료량에 해당하는 영역을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오류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더욱이 김 교수는 한국의 건강보험 수가가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서 시작한 것을 교묘히 숨기고 있으며, 수가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다는 주장 또한, 그동안 의사들의 행위 원가를 제대로 보상하지 못했던 저수가의 기저효과를 무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가인상률은 절대치가 아닌 상대치이므로, 낮은 기저 수치에서는 작은 인상도 높은 증가율로 나타나게 되고, 최근 발행된 2024년 OECD 보고서를 확인해보더라도 의료인의 노동강도 대비 OECD 최하위권 수가 수준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수가는 단순히 물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행위의 난이도, 소요 시간,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의 수가 인상은 ‘정상화’ 과정이지 ‘과도한 인상’ 이 아니고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원가 이하의 수가임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실제 진료비 증가의 주된 원인은 진료량 증가에 의한 것이지 김진현 교수의 주장처럼 수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 교수는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검사기술 발달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진료량 증가가 의료비 증가의 핵심 원인임을 애써 무시하고 있고, 특히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현재의 의료비로 지금과 같은 보장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해도 기적적인 것으로 해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최근의 핵심의료분야 붕괴는 저수가가 큰 원인이 되고 있음을 이제 모두 인정하고 있고, 수가 인상은 필수의료 붕괴를 지연시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핵심의료 분야이지만 기피되고 있는 임상과의 수가 인상 없이는 의료공백이 가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진현 교수는 건강보험 재정의 해법으로 대만의 총액계약제와 유사한 총액관리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총액관리제를 도입하게 되면 사전에 총 진료비가 정해지게 되고 의료기관은 수익성을 위해 불필요한 검사나 시술을 줄일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까지 줄이거나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게 돼 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총액이 소진되면 의료기관은 진료를 거부하거나 진료량을 제한하게 돼, 국민의 의료접근성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다. 더불어 총액계약 범위 내에서만 수익이 보장되면, 의료기관은 새로운 의료기술이나 시설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돼 의료 발전이 정체될 우려가 크다.

 

이런 이유로 대만의 총액계약제는 우리의 의료환경과 맞지 않으며,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전제로 주장을 전개하는 김 교수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김 교수의 주장은 현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피상적으로만 바라본 것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붕괴시키는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낮은 의료비로 국민에게 높은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는 만큼, 의료인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책이 아니라 의료진과 국민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의 개혁이 필요하다.

 

따라서 의협은 “수가정상화와 의료전달체계 개편, 건강보험재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 근본적인 정책개선이 선행되고 난 후 미래세대의 의료환경 유지를 위한 지불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에 나서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이같이 왜곡된 근거를 바탕으로 의료정책의 방향성을 주장하며 비뚤어진 시각을 지닌 학자가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가 김진현 교수의 위원 위촉을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병길 기자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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