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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치료’, 뇌혈관 재개통 후 2차 뇌손상 막는 데 안전
기사입력 2025-11-28 오후 8:53:00 | 최종수정 2025-11-28 오후 8:53:05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팀, 세계 최초 전향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연구로 저체온치료 안전성 증명

 

⦁ 혈관 막히는 뇌경색, 처치 늦어질수록 뇌세포 괴사 위험 높아... 되도록 빨리 재관류 치료 받아야

⦁ 혈관 재개통 시 재공급된 혈액이 뇌손상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 대량 생성... 이차적 ‘재관류 손상’ 발생

⦁ ‘저체온치료’, 재관류 손상 완화하는 유력한 치료법이지만 뇌경색 환자에서 효과·시행 기준 규명 안돼

⦁ 세계 최초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통해 혈관 재개통한 뇌경색 환자 대상 저체온치료 안전성 확인

 

 

   체온을 일시적으로 낮춰 뇌손상을 줄이는 ‘저체온치료’가 뇌경색 치료 이후 발생하는 2차 뇌손상에도 안전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팀(분당서울대병원 강지훈 교수·동아대병원 정진헌 교수·계명대동산병원 홍정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장준영 교수·충북대병원 염규선 교수)은 국내 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세계 최초의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혈관 재개통술을 받은 뇌경색 환자에서 저체온치료의 안전성을 증명했다.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좌)와 강지훈 교수(우)

 

급성 뇌경색은 뇌로 가는 경동맥이나 뇌 내부 혈관이 혈전(피떡)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막히는 질환이다. 처치가 늦어질수록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뇌세포가 괴사해 영구적인 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혈액의 흐름을 복구하는 재관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제때 치료를 받아 재관류에 성공하더라도 위험은 남아있다. 혈액이 갑자기 재공급되면서 뇌손상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대량 생성함에 따라 뇌세포가 다시금 파괴되는 것이다. ‘재관류 손상’이라 불리는 이 후유증은 예방법이 확립되지 않았고, 치료가 잘 이뤄져 안심하는 순간 이차적 손상이 생기는 등 발병 및 손상 정도를 예측할 수 없어 뇌경색의 난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재관류 손상을 줄이는 유력한 방법으로는 ‘저체온치료’가 꼽힌다. 뇌손상이 일어나는 동안 환자의 체온을 일정 기간 떨어뜨려 뇌대사를 감소시킴으로써 큰 손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원리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심정지 후 소생한 환자의 재관류성 뇌손상을 최소화하는 효능이 입증돼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상태다.

 

문제는 뇌경색 환자에 대한 저체온치료는 심정지와 달리 효과, 시행 기준 등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현장에서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간 연구들이 △목표 체온 △지속 시간 등의 변수가 통제되지 않은 후향적 관찰 방식에 그친 탓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6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뇌경색 재관류 치료를 받은 40명을 무작위 배정 및 대조해 저체온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전향적 연구를 수행했다. 뇌경색 발병 후 8시간 이내 혈관을 개통한 환자들이 대상이었으며, 48시간 동안 35℃의 저체온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저체온치료 과정에서 모든 환자가 기관삽관 또는 인공호흡기 없이 목표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심박수 감소와 같은 부작용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임상적 예후는 저체온치료군과 비치료군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아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효과성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저체온치료가 재관류술을 받은 뇌경색 환자에서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음을 밝혀 맞춤형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강력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한문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관을 재개통한 뇌경색 환자에서 저체온치료를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전향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라며 “미국, 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시행되는 치료법인 만큼, 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저체온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뇌졸중 분야 학술지 ‘스트로크(Stroke, IF 8.4)’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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