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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에 낭종 생기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 방치하면 신부전까지 진행
기사입력 2025-12-25 오후 2:44:00 | 최종수정 2025-12-26 오후 2:44:33

부모 중 한 명 유전자 결함 있으면 50% 확률로 유전

20대 이후 서서히 진행…요로결석·혈뇨·옆구리 통증 동반

 


   35세 여성 A씨는 몇 년 전부터 반복되는 옆구리 통증과 혈뇨가 있어 여러 병원을 방문했으나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시행한 CT 검사에서 신장에 수십 개의 낭종이 발견됐고, 그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머니가 과거 다낭성 신장질환을 앓았다는 내력이 확인되면서 A씨 역시 유전에 의한 질환임이 밝혀졌다.

 

우리 몸에서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을 담당하며, 노폐물과 함께 우리 몸에 불필요한 수분과 전해질 등을 정교하게 조절해 소변으로 내보내고 있다. 또한 신장은 혈압 조절 호르몬을 생산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 중 하나다.

 

그런데 이러한 신장에 수많은 낭종(물집)이 생기고, 낭종이 점점 커지면서 정상적인 신장 조직을 압박하고 파괴해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 질환이 바로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ADPKD)’이다.

 

다낭성 신장질환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유전성 질환인데, 부모 중 한 명에서 폴리시스틴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PKD1,2)에 결함이 있으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의 유병률은 1,000명당 한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신장에 다수의 낭종이 생기면서 점차 신장 기능이 감소해 60세 전후 약 50%에서 말기신부전에 이르게 된다.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이신아 교수(사진)는 “다낭성 신장은 보통 소아기 때 발견이 드물고 20대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초기에는 낭종의 개수가 적고 크기도 작아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또한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검사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흔하게 동반되는 초기 증상은 고혈압인데, 이는 신장 기능이 정상일 때도 나타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또한 낭종이 커지면서 주변을 압박하거나 요로결석을 유발해 혈뇨와 옆구리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40~50대에 접어들어 낭종이 급격히 커지면 신장 기능이 본격적으로 저하되며, 환자의 약 절반은 60세 전후에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된다.

 

다낭성 신장질환의 진단은 영상 검사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가족력이 있으면 가장 간편한 초음파 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가족력 없이 다낭성 콩팥병이 발견되거나 임신, 출산과 관련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시행하면 미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다낭성 신장질환 치료의 핵심은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이신아 교수는 “130/80mmHg 이하의 철저한 혈압관리는 신장 파괴 속도를 늦추는 데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FDA와 국내에서 승인된 유일한 치료제인 ‘톨밥탄’은 낭종의 성장과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입증돼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

 

이신아 교수는 “다낭성 신장질환은 완치하기 어려운 희귀질환이지만,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걷기나 실내 자전거 타기 같은 가벼운 운동은 혈압관리에 효과적이다. 특히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저염식은 낭종 성장을 촉진하는 바소프레신(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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