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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유전성 부인암 환자 선별 알고리즘 개발...양성예측도 100% 달성
기사입력 2026-03-03 오후 6:49:00 | 최종수정 2026-03-03 오후 6:49:32

- 부인암 치료 위해 시행하는 기본 검사 활용... 추가적으로 유전자 검사 꼭 필요한 환자 선별 -

- 부인암 환자 중 유전성 부인암 10%에 불과... 이를 가려내는 기준 없어 비싼 유전자 검사 광범위하게 시행

- 연구팀, 부인암 치료 위해 시행하는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 활용한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 대상 알고리즘 개발

- 부인암 환자 702명 분석, 알고리즘이 선별한 19명 중 검사 받은 4명 전원에서 유전성 변이 확인

- 알고리즘 양성예측도 100% 달성...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와 생식세포 검사 사이 공백 메우는 실용적 도구

 

    유전성 부인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사진)팀이 개발한 이 알고리즘은 부인암 치료를 위해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유전자 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낸다.

 

부인암 환자 중 유전성 부인암인 경우는 약 10%에 불과한데, 지금까지는 비싼 유전자 검사를 광범위하게 시행하거나 반대로 유전성 암 환자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 알고리즘은 이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로 주목받고 있다.

 

유전성 암이란 ‘생식세포’의 변이로 발생한 암이다. 문제는 생식세포는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변이된 세포는 자녀에게도 전달돼 유전성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의 BRCA1/2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면 해당 변이는 자녀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자녀는 유방암이나 난소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유전성 변이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지닌다. 변이 유형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유전성 암 환자의 자녀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에게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유전성 여부를 쉽게 알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는 유전자 변이 유무만 확인할 수 있고 변이 위치가 생식세포인지 일반 세포인지는 구별하지 못한다. 이를 확인하려면 별도의 유전성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데, 부인암 환자의 약 10%뿐인 유전성 부인암을 찾기 위해 1회에 50~100만 원에 달하는 검사를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명확한 선별 기준이 절실했던 이유다.

 

이에 김기동 교수팀은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에서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정보에 주목했다. 하나는 ‘유전자 변이 단계(Tier)’로 이는 암과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변이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연구팀은 유전성 암을 유발하는 단계인 1단계와 2단계를 기준으로 했다.

 

다른 하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전체 DNA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변이 대립유전자 빈도(VAF)’다. 생식세포 변이는 모든 세포에 존재하기 때문에 VAF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일반 세포 변이는 암세포에서만 발생하기에 암세포를 제외한 DNA에서는 VAF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연구팀은 VAF를 40% 이상으로 기준 잡았다.

 

연구팀은 이 두 기준을 조합하고, 유전성 부인암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11개 유전자에서 발견된 변이를 대상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11개의 유전자들은 난소암·자궁내막암 등의 유전성 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유전자들로 검사 범위를 이들로 좁힘으로써 불필요한 오검출을 줄인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알고리즘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를 받은 부인암 환자 702명을 대상으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그 결과 유전성 유전자 검사 대상은 19명(2.7%)이었으며, 이 중 실제로 유전성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4명은 모두 유전성 부인암 환자였다. 양성예측도(PPV) 100%로 알고리즘이 선별한 환자에서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특별한 기준 없이 시행되던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에 명확한 알고리즘 기반 기준을 제시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전향적 연구로 알고리즘을 보완·개선한다면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 대상 환자를 더욱 정확하게 식별하고 유전성 암 선별의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동 교수는 “이번 알고리즘은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와 생식세포 검사 사이의 진단적 공백을 메우는 실용적 도구”라며 “종양 검사 데이터를 활용해 유전상담과 생식세포 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를 체계적으로 선별함으로써,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유전성 암 고위험군 환자가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E 국제학술지 부인종양학(Gynecologic Oncology, IF 4.1)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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