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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ADHD’, 얌전한 아이도 안심할 수 없다
기사입력 2026-03-18 오후 3:18:00 | 최종수정 2026-03-18 오후 3:18:16

조기 진단 놓치면 성인 ADHD로 이어져, 사회성 저하·자존감에 영향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미애 교수

 

   신학기가 시작된 3월,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할 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는 2020년 78,958명에서 2024년 256,922명으로 5년 사이 약 3.3배 증가했으며, 특히 20대 이상 성인 환자 수는 동기간 약 5배가 늘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얌전한 아이는 안전하다? '조용한 ADHD'의 함정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주의 조절과 실행기능(계획·정리·시간관리 등)과 관련된 뇌 회로의 기능적 이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ADHD는 크게 과잉행동-충동 우세형(산만한 ADHD)과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지만 주의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부주의 우세형(조용한 ADHD)이 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미애 교수는 “소아청소년 ADHD는 비교적 눈에 띄는 ‘산만함’이나 ‘과잉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자녀가 얌전하다고 해서 ADHD가 아니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며 “얌전하더라도 수업 시간에 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선생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숙제나 준비물을 자주 까먹는다면 ADHD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DHD는 다양한 유전적, 환경적 위험 요인들이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은 전문의의 임상면담과 발달력 확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필요 시 심리검사나 주의력 관련 검사를 참고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오미애 교수는 “ADHD 진단은 자가 보고 척도(ASRS)를 통해 증상의 유무를 선별한 뒤, 전문의와의 심층 면담으로 발달력과 현재의 기능 저하를 종합적으로 확인한다”며 “이와 함께 객관적 데이터 확보를 위해 종합주의력검사(CAT)나 정량 뇌파 검사, 심리 검사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인까지 이어지는 주의력 결핍, '자책' 대신 '환경'이 답

주의력 결핍은 주의력이 아예 없는 상태가 아니라, 상황에 맞게 주의력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을 말한다. 따라서 아이가 좋아하는 일에만 과도하게 몰입하지는 않는지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며, 이런 특성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성인 ADHD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미애 교수는 “성인 ADHD는 업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한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회의 내용이나 해야 할 일을 자주 놓치는 실수가 반복되고 일의 흐름을 스스로 정리하기 어려워한다”며 “ADHD는 지능과 무관하게 ‘능력 부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아 자존감 저하와 대인관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 대화 중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기 어렵거나, 충동적으로 말을 끊고 끼어드는 행동이 반복될 수 있으며,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사소한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거나 욱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성인 ADHD의 주요 증상이다. 다만, 수면 부족, 스트레스, 우울·불안 등 다른 원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

 

오미애 교수는 “한 번에 모든 일을 처리하려 하기보다 당장 실행 가능한 작은 단위로 업무를 나누고, 해야 할 일을 메모나 알림 앱 등으로 즉시 시각화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며 “또한 업무 시 집중을 방해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알림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인터넷 창을 줄여 주변을 정리하고, 필요하다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나 백색소음을 활용해 집중이 유지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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