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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전립선비대증 약 ‘알파차단제’,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 위험 52% 높여”
기사입력 2026-03-19 오후 2:31:00 | 최종수정 2026-03-19 오후 2:31:15

- 3만여 명 전국 코호트 분석...알파차단제와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병 연관성 확인

- 6개월 이상 장기 사용 시 발생률 약 2.7배 높아...약물 사용 전후 안과 검진 필수

 


▲알파차단제 사용 기간별 급성 폐쇄각 녹내장(AACG) 발생률. 단기 사용군(≤23일) 대비 장기 사용군(≥203일)의 AACG 발생률이 약 2.7배 증가해 명확한 용량-반응 관계를 보임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비대증(BPH)의 1차 치료제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알파차단제를 사용할 경우,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과 응급 질환인 ‘급성 폐쇄각 녹내장(AACG)’ 발생 위험이 비사용자보다 유의하게 52%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알파차단제 사용 기간에 비례해 발생률이 증가해, 203일 이상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단기 사용자보다 발생률이 약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한림대성심병원 백성욱 교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구축한 전국 규모의 총 3만 450명 규모의 코호트를 활용해 전립선비대증 치료 목적의 알파차단제 사용과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 간의 연관성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전립선비대증의 1차 치료제로 널리 처방되는 알파차단제는 전립선 평활근을 이완시켜 소변 흐름을 개선하지만, 눈의 홍채 확대근에 존재하는 α-1 수용체에도 작용해 동공 확장 능력을 저하하고 홍채를 이완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작용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눈 안의 방수 배출구가 갑자기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안과 응급 질환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신경 손상과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알파차단제에 의한 이러한 홍채 긴장도 변화가 해부학적으로 좁은 전방각을 가진 환자에서 동공 차단을 유발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가설이 제기되어 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역학적 근거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먼저 2002년부터 2022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립선비대증 치료용 알파차단제 사용자 및 비사용자 총 300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 중 여성, 건강검진 미수검자, 결측 데이터 등을 제외한 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한 5,075명을 우선 선별했다. 이후 이들과 연령·체질량지수(BMI)·기저질환 등 조건이 일치하는 대조군(미발생군) 25,375명을 ‘1:5 성향점수매칭(PSM)’으로 추출해 총 3만 450명 규모의 코호트를 구축했다.

 

분석 결과, 알파차단제 사용자는 비사용자에 비해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약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보정 위험비 1.52).

 

또한, 약물 사용 기간에 따른 위험도의 차이를 평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약물을 처방받은 알파차단제 사용자 약 100만 명을 누적 투약 일수를 기준으로 ▲단기 사용군(≤23일) ▲중기 사용군(24~202일) ▲장기 사용군(≥203일)의 세 그룹으로 분류해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알파차단제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 위험이 단계적으로 커지는 뚜렷한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됐다. 전체 알파차단제 사용자를 누적 투약 일수에 따라 분석했을 때, 단기 사용군의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률은 0.15%였으나, 중기 사용군은 0.20%, 장기 사용군은 0.41%로 급증했다. 즉, 6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한 환자는 단기 복용 환자 대비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률이 약 2.7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부학적으로 좁은 전방각을 가진 고위험군에게 알파차단제를 처방할 때는 안과적 위험에 대한 사전 상담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5-알파(α) 환원효소 억제제나 PDE-5 억제제 등 대체 약물을 고려할 수 있으며, 장기 사용 환자에게는 예방적 레이저 홍채절개술(LPI)도 예방 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안과 교수(사진)는 “이번 연구는 전국 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에서 알파차단제와 급성 폐쇄각 녹내장 위험의 연관성 및 용량-반응 관계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는 전립선비대증 약물 치료를 시작하기 전이나 장기 복용 중에 안과적 평가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환자 안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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