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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실 인증, 단순한 마크 아닌 ‘생존 신호’였다”... 인증 받은 투석실, 사망 위험 10% 낮춰
기사입력 2026-03-24 오후 6:58:00 | 최종수정 2026-03-24 오후 6:58:49

- 한림대 박혜인·김도형 교수팀, 국내 최초 ‘인공신장실 인증’ 임상적 유용성 입증

- 전문의 상주·윤리적 운영이 ‘생존 격차’ 만들어… 국가적 관리 체계 도입 시급

 



▲
대한신장학회 우수 인공신장실 마크

 

   국내 혈액투석 환자에서 인증된 투석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신장학회가 2016년부터 매년 자발적으로 시행해 온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제’의 효과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전국 3만여 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투석 의료의 질 관리가 실제 생존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어디서 투석받느냐가 수명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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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박혜인, 김도형, 이영기 교수 연구팀은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KRCP) 3월호에 발표한 논문 '인공신장실 인증이 환자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Impact of hemodialysis center accreditation on patient mortality)'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혈액투석 환자를 분석한 대규모 관찰연구이며 심사평가원 관계자들도 참여한 연구다.


연구팀은 국내 832개 의료기관에서 유지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3만 1,227명을 3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학회 인증을 받은 '우수 인공신장실'에서 치료받은 환자군은 미인증 기관 환자군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10% 낮은 것(HR 0.90)으로 나타났다.

 

◆ 젊고 초기 환자일수록 효과 커

 

특히 주목할 점은 환자의 나이, 성별, 투석 기간은 물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동반 질환 유무를 모두 보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증 여부' 자체가 독립적인 생존 변수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65세 미만, 투석기간이 짧은 환자군에서 생존율 차이가 뚜렷했다. 이는 의료기관의 질 관리 수준이 혈액투석 환자의 생사(生死)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준다.

 

◆ '박리다매형' 비윤리 투석 기관, 환자 생명 위협

 

연구팀은 인증 기관과 미인증 기관 사이의 생존율 격차가 발생하는 핵심 이유로 ▲투석 전문의 상주 여부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수 준수 ▲윤리적 운영을 꼽았다.

 

인증을 통과한 기관은 혈중 인·칼슘 수치 관리와 투석 적절도(Kt/V) 등 주요 임상 지표가 미인증 기관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이는 더 적절한 투석관리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로 말기콩팥병환자의 생명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반면, 인증을 받지 않은 일부 기관은 환자 유인을 위해 무료 차량 운행이나 금품 제공 등 비윤리적 행위를 일삼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투석 시간을 단축하고 저가 장비를 사용하는 등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 “국가 차원의 의무 인증제 도입 검토해야”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대한신장학회의 혈액투석실 인증제의 사망률 감소 효과를 입증한 연구로 평가했다. 현재 한국은 인공신장실 설치나 운영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의무적인 법적 기준이 미비한 실정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엄격한 표준 검사 및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투석실을 관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교신저자인 이영기 교수는 “투석실 인증제는 환자 안전을 위한 핵심 장치”라며 “정부와 학회가 협력해 현재 발의된 ‘만성콩팥병 관리법’을 법제화해 인공신장실 표준치료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국가적 질 관리 체계 내로 통합한다면 혈액투석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병길 기자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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