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해당 병원은 경징계인 ‘견책’ 처분에 그치고 있다며, 전공의노조는 이에 반발하면서 이를 즉각 재심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라고 나섰다.
27일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 성명서에 따르면, 건양대학교병원은 최근 발생한 교수의 전공의 폭행 사건과 관련, 석 달 가까운 논의 끝에 ‘견책’이라는 최하 수준의 경징계를 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징계가 아닌 면죄부라며, 전공의를 보호할 최소한의 의지조차 없는 병원에서 무슨 교육·수련이 이뤄질 수 있단 말인가? 라고 반문하며, 건양대학교병원은 즉각 재심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폭력 사건은 지난 1월 8일, 건양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피해 전공의는 환자 진료 건으로 가해 교수에게 7회 이상 연락했으나 받지 않다가, 약 5시간 후인 정오 즈음 응급실에 도착해 대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옆구리를 가격했다. 다수의 목격자와 CCTV 영상이 있어 사실관계가 분명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업무 배제돼 퇴근 준비를 하던 중 따로 호출해 자신의 폭력에 대해 “교육 목적이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으며, 피해자는 현재 정신적 고통을 호소 중이다.
이에 전공의노조는 사건 다음 날 공문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직무 배제와 함께, 중징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건양대학교병원 측은 폭력방지위원회를 거쳐 교원인사위원회에 회부될 것임을 구두로 회신했다. 이후 노조는 3월 10일과 20일, 두 차례 공문을 통해 지지부진한 징계 경과와 수위에 대해 질의했다. 건양대학교병원 측은 관련 위원회 개최 일정만 나열할 뿐 시간만 끌며, 의지 없음만을 드러냈고, 25일 이사회는 ‘견책’ 처분으로 최종 의결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양대학교병원은 전공의노조가 사전에 제기한 문제를 인지하고도 이를 외면한 채, 최소 수준의 징계로 사건을 축소했다. 이는 단순한 판단 실수가 아니라, 전공의에 대한 폭력을 용인하는 신호일 뿐 아니라, 사용자로서의 보호 의무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가해 교수가 사후에 해당 행위를 “교육 목적”이라고 설명한 점을 고려할 때, 병원이 이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하지 않은 것은 향후 유사 행위에 대한 사실상의 면허 부여에 해당한다. 우리 사회가 이 처분을 두고 그냥 넘어간다면, 수련 현장에서의 위계에 기반한 폭력은 계속해서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이 사건은 응급실에서 일어난 의사에 대한 폭력이자, ‘교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폭력으로, 피해 전공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도제식 교육의 장막 안에 갇힌 모든 전공의의 처지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나이 서른 전후의 성인 의사에게 ‘교육적 목적’으로 폭력을 일삼으면,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에서 통용될 수 있는 상식이란 말인가? 이것이 한 번의 질책으로 넘어갈 문제란 말인가? 라며 누군가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전공의노조는 건양대학교병원에 “전공의 폭행 사건 및 부실한 징계 결과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고, 즉각 재심의 회의를 개최하며, 재심의 사유와 일정을 공개하는 한편, 전공의 대상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건양대학교병원과 건양교육재단에서 3월 내 명백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시에는 ▲의료법 위반 고발, ▲직장 내 괴롭힘 진정,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요청, ▲보건복지부를 향한 수련병원 박탈 요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강제적 조치에 돌입할 것”이라며, “전공의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지 않는 병원에는 수련도, 미래도, 의료도 없다”면서, “전공의를 인간으로 대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