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대한마취통증의학회·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는 최근 일부 한의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아산화질소 사용 등 한의사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의사협회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부산해운대경찰서는 한의사가 의료용 아산화질소를 진정마취에 사용한 행위에 대해 ‘보조적 사용’이라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아산화질소는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환자의 의식과 호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취제로서, 사용 과정에서 고도의 의학적 판단과 응급대처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문의약품이다.
아산화질소는 이른바 ‘웃음가스’로 알려져 있지만, 결코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물질이 아니며, 아산화질소가 투여되면,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뇌 손상이나 심장 손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아산화질소는 반드시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의사에 의해 사용돼야 한다.
특히 응급상황 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대처 능력이 없는 무분별한 사용은 ‘살인 행위’와 다름없다. 얼마 전, 치과 치료중에 아산화질소를 이용한 진정마취를 받던 환자가 의식을 잃고 위험에 빠지는 안타까운 의료사고가 있었다. 해부학과 현대 의학적 생리학을 전공한 의사조차도 마취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호흡 정지나 심정지 같은 초응급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기도가 막히거나 호흡이 멎었을 때 즉각적인 기관내삽관과 심폐소생술, 약물 투여 등 현대의학적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자의 생명은 단 몇 분 내에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 교육과 수련을 받지 않고 자격조차 없는 한의사가 마취 가스를 다룬다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행위다.
또한 환자마다 마취제에 대한 반응은 천차만별이며, 소량의 투여만으로도 깊은 수면에 빠져 호흡이 멈출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은 장기간의 전문적인 교육과 임상 수련을 통해서만 확보될 수 있으며, 전문적인 수련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가 아산화질소 밸브를 여는 순간, 그 진료실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장소로 변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명확한 금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과 위험성을 간과한 판단이라 할 것이며, 현행 법체계는 의료행위의 허용 여부를 단순한 문언이 아니라 행위의 목적, 방법, 요구되는 전문지식과 교육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마취행위는 명백히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행위이며, 적절한 교육과 수련, 자격이 없는 비전문가의 시행은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2025년 6월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인 리도카인을 약침 형태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 의료법 위반을 인정한 바가 있다. 이는 한의사가 서양의학적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면허 범위를 벗어난 행위임을 사법부가 명확히 판단한 사례로, 이번 사안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판례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상반된 판단이 이뤄진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진정마취 행위는 단순한 시술 보조가 아니라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동안 환자가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환자의 생명 유지 장치를 대신 컨트롤해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가장 고도화된 생명 유지 의학이다. 따라서 자격 없는 자의 무분별한 마취 가스 사용은 곧 국민의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며, 예측할 수 없는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들 단체는 “정부와 수사당국이 한의사의 아산화질소 사용 시도를 즉각 중단시키고, 면허 범위를 벗어난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시행하며, 진정마취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비전문가의 불법자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한의사의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처벌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현행 의료법은 한의사의 업무를 한방의료에 한정하고 있고, 약사법 또한 의약품과 한약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어 아산화질소와 같은 전문의약품 사용을 한의사에게 용인된다면, 면허 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한방 불법의료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안전한 의료 환경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