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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만으로 우울·불안 고위험군 조기 선별 가능성 확인
기사입력 2026-04-15 오전 10:21:00 | 최종수정 2026-04-15 10:21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 ETRI와 공동연구 통해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반 정신건강 판별 모델 구축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의 정신건강 선별 방식은 병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긴 설문에 응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개입 시점을 놓치기 쉬웠다.

 

 

 

▲ 고대 안암병원 조철현 교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아영 선임연구원(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아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별도의 웨어러블 기기 없이 스마트폰의 센서 데이터와 일상적인 짧은 응답만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술을 개발했다.

 

디지털 피노타이핑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행동과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현대인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스마트폰이 생성하는 활동량과 위치 정보, 수면과 생활 리듬 데이터를 활용하면 정신건강 위험 신호를 더 이른 시점에 포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지역사회 성인 455명을 대상으로 28일간 스마트폰 가속도계와 GPS 데이터를 수집하고, 일일 기분 상태 등에 대한 간단한 응답을 함께 받았다. 이후 주 1회 우울 및 불안 평가도구를 통해 고위험 여부를 판정하고, 스마트폰에서 얻은 센서 데이터와 자기보고 데이터를 종합해 머신러닝 기반, 조기 선별을 위한 위험군 판별 모델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우울 및 불안 고위험군은 저위험군과 비교해 뚜렷한 행동 패턴 차이를 보였다. 우울 고위험군은 주중 이동 반경이 25km 미만으로, 80km이상의 이동반경을 보인 저위험군 보다 현저히 좁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은 더 길었다. 또한 고위험군은 수면 중 움직임이 많고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우울 고위험군은 저위험군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더 늦고 변동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과 불안 고위험군에서 생활 반경 축소와 수면·생체 리듬의 흔들림이 디지털 행동 지표로 확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이 같은 데이터를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킨 결과, 우울증 고위험군 탐지에서는 최대 0.83, 불안장애 고위험군 탐지에서는 최대 0.86의 AUC를 기록했다. AUC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얼마나 잘 구분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판별 성능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스마트폰 센서 데이터만 활용하는 것보다, 센서 데이터와 짧은 자기보고 응답을 함께 결합했을 때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 실제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는 연구실이 아닌 실제 생활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의 유용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연구팀은 실제 환경에서 흔히 발생하는 데이터 누락 상황까지 반영해 모델의 안정성을 함께 확인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센서 데이터와 일일 응답이 확보되면 비교적 안정적인 선별이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의료현장이나 공공 정신건강 증진 사업에서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운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연구는 고가의 추가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마트폰은 이미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기인 만큼 접근성이 높고, 별도 장비 착용에 따른 불편이나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기술은 조기 선별을 넘어, 향후 실시간 모니터링과 적기 개입 기반의 개인 맞춤형 디지털 정신건강 관리 체계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철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술이 일상 속에서 우울과 불안을 조기에 선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이 시스템이 적기 개입(Just-in-Time Adaptive Intervention) 모델과 결합된다면,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을 넘어 실시간 맞춤형 관리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원을 받아 수행된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신의학 근거기반 실생활 적용 비대면 정신건강 고위험 선별 시스템 개발’ 연구의 성과다. 연구 논문 ‘Smartphone-based digital phenotyping for detection of high-risk depression and anxiety in Korean community settings’은 국제 디지털 건강 중재 학회인 ISRII(International Society for Research on Internet Interventions)의 공식 학술지Internet Interventions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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