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의료문화연대(이하 연대)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프타 공급 차질에 따른 의료소모품 수급 위기가 국민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정부에 즉각적이고 투명한 대응을 촉구했다.
올해 2월 말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의료용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주사기·수액백·의료용 튜브·멸균 포장재 등 거의 모든 의료소모품이 나프타 기반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들어지며, 원료 공급 차질이 의료 현장을 직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대는 성명서에서 “일부 병·의원의 재고는 한 달도 남지 않았고, 소아과에서는 플라스틱병 생산 차질로 아이들의 진료와 처방이 중단될 위기이며, 응급실에서는 수액세트 연결이 불가능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하면서, “증류수 부족으로 수술이 멈출 수 있고, 당뇨 환자는 인슐린 주사기 하나를 구하려 약국마다 전화를 돌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노력중이다, 충분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 생산량·재고량·수요 대비 충족률 등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근거 없는 낙관론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대비할 시간을 빼앗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020년 코로나 마스크 대란을 환기하며 “당시에도 정부는 초기에 공급 문제없다고 했고, 결과는 국민적 대혼란이었다”고 비판했다. 연대는 “마스크와 달리 주사기·수액백·증류수는 대체재가 없으며, 신종 감염병 대유행까지 겹치면 국가재난이 된다”고 경고하면서 “국민보건안전은 군사안보와 동등한 수준의 국가안보 사안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의 안전재고 확보를 ‘사재기’로 규정하는 정부 방침에 대해 “코로나 때 마스크 품절대란 때의 대응과 완전 동일한 행태”라며 “위기의 원인은 공급망 구조에 있고, 그 구조를 관리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반박했다.
연대는 정부에 ▲핵심 의료소모품의 생산량·재고량·부족분을 구체적 수치로 즉시 공개 ▲의료용 나프타 최우선 배정 및 비축유 방출 확대, 전략적 비축체계 구축 로드맵 마련 ▲사재기 프레임 중단 및 의료계 책임 전가 중지 ▲보건복지부의 국민보건 비상대응체계 즉시 전환 등의 사항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