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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이후 변화...회복 가능성 높은 환자에 심폐소생술 ‘집중’
기사입력 2026-05-06 오후 3:06:00 | 최종수정 2026-05-06 15:06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송인애 교수, 법 시행 전후 전국 단위 비교분석...병원 내 심폐소생술 사망위험 감소 효과 확인

-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 효과 연구... 건보공단 빅데이터 38만 건 분석

- 법 시행 후 5년(2019-2023), 시행 전 5년(2013-2017) 대비 병원 내 CPR 사망 위험 10% 감소

- 병원 내 심정지 및 심폐소생술 건수 증가에도 제동, 한정된 중환자 진료 배분 효과 추정

- 연구팀, “연명의료 양적 확대 넘어 의사결정 질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 필요” 밝혀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CPR)이 보다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긍정적 변화를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왼쪽), 송인애 교수(오른쪽)

 

분당서울대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 내 심폐소생술을 받은 전국 성인 환자 38만488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를 스스로 중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존엄성을 보장하고 임종기 치료에 대한 법적·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다. 심폐소생술은 물론 인공호흡기 치료, 지속적 신대체요법, 체외막산소공급(에크모) 등이 연명의료에 포함된다.

 

이전까지는 국내 의료현장에서 회복 가능성이 낮더라도 심폐소생술 및 연명의료를 시행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사회적인 선호는 물론, 의료진 역시 의학적 효과가 낮은 연명의료라도 중단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은 환자 존엄성 훼손, 가족 부담 가중, 의료시스템 과부하 등 문제로 이어졌으며, 연명의료결정법이 탄생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됐다.

 

연구팀은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실제 임종기 진료 양상에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 시행 전인 2013∼2017년과 시행 후인 2019∼2023년의 전국 병원 내 심폐소생술 발생 양상과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시행 첫해인 2018년은 제도 정착 과정에서의 혼선을 감안해 연구 표본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법 시행 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상대적 사망 위험도(오즈비, odds ratios)는 0.90로, 시행 전 대비 위험도가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연구팀은 이를 더 많은 환자를 살렸다는 해석보다는 심폐소생술 대상이 선별되면서 상대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분석했다.

 

또한 중환자 진료 현장의 과부하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 시행 전에는 병원 내 심정지 및 심폐소생술 건수가 연간 인구 10만 명당 6.5건씩 빠르게 증가하며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으나, 시행 후에는 증가폭이 10만 명당 1.1건 수준으로 크게 완만해졌다.

 

이번 연구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에 따라 회복 가능성이 극히 낮은 환자에게 시행되던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심폐소생술이 줄고, 한정된 중환자 치료 자원을 보다 적절하게 배분하는 방향으로 의료 현장이 움직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특히 이를 장기간 전국 단위 데이터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탁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중환자 진료의 효율을 높이고 의료자원 배분에 기여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는 연명의료 결정의 양적 확대를 넘어,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함께하는 공유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중환자의학회 공식 학술지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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