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멍처럼 보여도 안와골절, 안구 손상 숨어있을 수 있어
부상 후 코를 세게 풀거나 입을 크게 벌리는 행동 피해야
▲ 세란병원 성형외과 고효선 과장
눈을 부딪쳐 생긴 멍은 단순한 타박상처럼 보여도, 그 안에 눈 주변 뼈의 골절이 숨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기에는 붓기가 심해 골절로 인한 함몰이나 변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시력도 부상 당시에는 정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이상을 인지하기 어렵다.
눈 주위는 피하 조직이 비교적 느슨하고 혈관이 풍부해 다른 신체 부위보다 붓기가 심하고 빠르게 나타난다. 붓기는 외상 후 48~72시간 사이에 가장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이후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초기에 가려져 있던 안구함몰이나 얼굴 비대칭이 관찰될 수 있다.
세란병원 성형외과 고효선 과장은 “안면골절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은데, 단순 멍처럼 보이거나 붓기만 있고 심한 통증이 없어 초기 증상이 가벼울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쪽 눈을 무의식적으로 덜 사용하게 되면 복시나 시야 문제를 늦게 인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방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눈 아래쪽 뼈는 부비동인 상악동과 맞닿아 있어, 골절이 발생하면 코 안과 눈 주변 조직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형성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코를 세게 풀면 압력 변화로 골절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또한 코를 강하게 들이마실 경우, 부비동 내 공기나 세균이 골절 틈을 통해 눈 주위 조직으로 이동해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아울러 기압 변화가 큰 비행기 탑승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력 변화가 부비동과 골절 부위에 영향을 주면서 통증과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탑승 전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효선 과장은 “안와 골절이 발생했을 때 눈을 세게 누르거나 비비면 안 되며, 안구 손상이 동반된 경우 무리하게 렌즈를 제거하다 추가 손상이 생기므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과장은 “눈 주변을 세게 부딪쳤다면 지금 당장 불편하지 않더라도 CT 촬영을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복시, 눈이 들어간 느낌(함몰)이 있고 멍이 심하게 퍼진다면 꼭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