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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 셀레늄, 난소암 항암 부작용 ‘2등급 이상 운동장애’ 줄인다
기사입력 2026-05-12 오후 8:01:00 | 최종수정 2026-05-12 20:01

- 서울대병원, 재발성 난소암 환자 대상 3상·이중눈가림·무작위·파일럿 임상시험 발표

- 항암치료 중 2등급 이상 운동장애 유의미한 억제...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서 효과 뚜렷

  

 

▲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희승 교수

 

     난소암 항암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2등급 이상의 운동 기능 장애’ 발생을 고용량 셀레늄 정맥 주사로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난소암 항암치료 환자의 70~80%는 손발 저림과 근력 약화를 동반하는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을 흔히 겪는다. 이는 주로 난소암 치료에 쓰이는 탁산 및 백금 계열 항암제가 체내에 생성한 활성산소(ROS)가 신경을 손상시켜 발생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증상이 가벼운 1등급부터 중증인 4등급으로 분류되는데, 2등급부터는 보행이나 도구 사용 등 자립적인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이미 항암제를 경험해 신경 손상이 누적된 ‘백금 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들은 부작용에 훨씬 취약하지만, 아직 이를 막을 뚜렷한 예방책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희승 교수팀은 체내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인 ‘셀레늄(Selenium)’이 항암제가 유발한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손상을 예방하는 원리에 주목했다. 기존의 일반적인 투여 용량으로는 예방 효과가 입증된 바 없어,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백금 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셀레늄의 예방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3상·이중눈가림·무작위·위약 대조 파일럿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표준 항암제(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베바시주맙) 투여 2시간 전에 고용량 셀레늄(아셀렌산나트륨 2000µg/40ml) 또는 위약(동일 용량의 생리식염수)을 각각 정맥 주사 맞으며 총 6주기의 임상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1차 평가 지표인 전체 말초신경병증 발생률과 함께 세부 신경학적 증상(감각 이상, 통증, 운동 기능 장애), 삶의 질(QoL), 약제 사용 빈도, 이상반응 및 생존 지표를 다각적으로 평가했다.

 

 

▲ 항암화학요법 중 '2등급 이상 운동 기능 장애' 발생률 비교. 고용량 셀레늄군이 항암치료 3~4회차 발생률을 유의하게 억제했으며,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3회차 발생률을 크게 낮췄다(위약군 33.3% → 셀레늄군 5.6%).

 

그 결과, 치료가 모두 끝난 3개월 후 시점에서 전체 1등급 이상 말초신경병증 발생률 자체를 줄이는 데는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전체적인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환자의 자립적인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2등급 이상의 운동 기능 장애’ 발생률만큼은 치료 과정 중 셀레늄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치료 3회차 직전 위약군의 2등급 이상 운동 기능 장애 발생률은 23.3%였으나 셀레늄군은 3.3%로 유의하게 낮았으며, 4회차 직전에도 일관된 억제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보호 효과는 특히 6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 3회차 직전 발생률을 33.3%에서 5.6%로 유의미하게 낮췄다.

 

또한, 전반적인 삶의 질이나 둘록세틴 등 신경병증 조절 약제 사용 빈도에서는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으며, 고용량 셀레늄 정맥 투여와 연관된 중대한 독성도 보고되지 않았다. 나아가 무진행생존이나 암 특이 생존에서도 두 군 간 차이가 없어 기존 항암효과를 방해하지 않는 안전한 요법임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가벼운 감각 이상 발생 자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해 이러한 보호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한계는 인정했다. 하지만 독성이 누적되는 항암치료 3~4회차 시점에서 일상을 위협하는 2등급 이상의 운동 기능 장애를 유의미하게 억제함으로써, 환자가 항암치료를 끝까지 유지하고 낙상 등의 합병증을 막는 새로운 신경 보호 전략을 제시했다. 나아가 투여 용량 및 기간을 최적화하는 대규모 후속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고령 암 환자를 위한 예방적 보조요법 가이드라인에 포함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희승 교수(산부인과)는 “이번 연구는 파일럿 데이터로서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운동신경 장애 예방을 위한 셀레늄의 역할을 검증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60세 이상의 암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의 중증도를 고용량 셀레늄 정맥 주사를 통해 조절할 수 있어 암환자들이 받는 일상에서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비엠씨 메디신(BMC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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