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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양을 먹어도 다르다...“고기 종류가 특정 암 사망 위험과 관련”
기사입력 2026-06-25 오전 11:43:00 | 최종수정 2026-06-25 11:43

- 서울대병원·이대서울병원 공동 연구팀, 14만7,562명 대상 국내 첫 육류 종류별 암 사망률 분석

- 남성 붉은 고기 다량 섭취군 위암 사망 위험 52%↓… 여성 내장육 다량 섭취 시 췌장암·유방암 사망 위험↑

  

 

▲ 한국 성인의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간의 연관성 (GEMINI 이미지)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육류를 얼마나 먹느냐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느냐가 특정 암 사망 위험과 더 관련 있다는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에서는 붉은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위암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여성에서는 내장육을 많이 먹을수록 췌장암·유방암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4만7,562명(남성 5만3,847명, 여성 9만3,715명)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량과 암종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기존 연구는 주로 서구권에서 전체 육류·붉은 고기 섭취량과 암 발생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아시아 인구집단에서 육류 종류별로 암 사망률을 분석한 국내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육류를 ▲붉은 고기(소고기·돼지고기) ▲닭고기 ▲내장육 ▲가공육으로 분류했다. 붉은 고기·닭고기·내장육은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1~4분위)으로, 가공육은 섭취 여부에 따라 섭취군과 비섭취군으로 나눴다. 이후 나이·BMI·흡연·음주량·교육수준·신체활동·총 에너지 섭취량을 보정해 암종별 사망 위험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은 남녀 모두에서 전체 암 사망률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그러나 고기 종류별로 분석하면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남성에서는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4분위)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1분위)보다 위암 사망 위험이 52% 낮았다(위험비 0.48). 이 경향은 체질량지수(BMI)가 25 미만으로 비교적 마르거나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가공육 섭취자는 비섭취자보다 직장암 사망 위험이 2.45배 높았다.

 

여성에서는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그룹(3분위)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1분위)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았다. 이 연관성은 60세 이상·체질량지수(BMI) 25 미만·비흡연 여성에서 더 뚜렷했다.

 

 

▲ 성별별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의 주요 연관성

 

연구팀은 남성에서 붉은 고기가 위암 사망 위험 감소와 함께 나타난 배경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꼽았다. 국내에서는 붉은 고기의 대부분이 돼지고기이고, 서구처럼 염장·훈제 형태보다 구이 방식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 염분 노출과 지방 구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집단이 사회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위암 검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유인선 교수(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는 “간·곱창 같은 내장육에는 비소·카드뮴·납 등 중금속이 일반 살코기보다 더 많이 들어있을 수 있다”며 “이런 물질이 지방 조직에 쌓여 있다가 체중 변화나 노화 과정에서 혈액으로 빠져나오면서 여성의 암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선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이번 연구는 육류 섭취량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는지가 암 건강과 더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서구권 연구 결과를 아시아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식습관과 생활 환경을 고려한 성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이므로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조리 방법이나 장기적인 식습관 변화 등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식이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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