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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간염은 잡았지만, 희귀 간질환은 남겨졌다”
기사입력 2026-07-29 오후 8:14:00 | 최종수정 2026-07-29 20:14

국회서 PBC 환자·전문가·정부 한자리에…

“희귀 간질환, 더 이상 간질환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선 안 돼”

서미화 의원 “희귀질환 환자들의 목소리, 정책 중심으로 끌어올려야”

전문가들 “PBC는 일부 환자에서 간경변·간암·간이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진행성 간질환”

“바이러스 간염 중심 정책 성과 넘어 희귀 간질환까지 국가 관심 확대 필요”

 

 

▲ 여성 희귀 간 질환 PBC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이하 PBC) 환자들의 질병 부담과 치료 접근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성 희귀 간 질환 PBC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29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서미화 의원실 주도로 마련됐으며, 의료계와 환자단체,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들이 참석해 중년 여성 건강권, 희귀 간질환 정책, 그리고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문제를 논의했다.

 

PBC는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간 내 담관이 손상되는 만성 희귀 간질환이다. 극심한 피로감과 가려움증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질환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간경변, 간부전, 간암, 나아가 간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기존 1차 치료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질환 진행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시기의 치료 기회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서미화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은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했다”며 “그러나 환자 수가 적다는 사실이 환자의 고통까지 작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늘 토론회가 희귀질환 환자들의 목소리를 우리 사회가 함께 듣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진향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희귀질환 환자들은 병과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과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견디고 있다"며 "더 이상 환자들이 혼자 버티게 하지 말고, 적시에 진단받고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중년 여성 건강의 중요성과 건강 불평등 문제를 조명했다.

 

박 교수는 중년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 부모와 자녀 돌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며, 건강 형평성 관점에서 여성 건강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PBC를 비롯한 희귀 간질환이 국내 간질환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받아온 현실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대한민국이 B형·C형 간염 관리와 국가검진 확대,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경변과 간암 예방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왔지만, 희귀 간질환은 여전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간질환 정책이 질환이 충분히 악화된 이후의 치료뿐 아니라, 질환 진행을 막기 위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접근성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희귀 간질환 환자들이 겪는 부담은 단순한 검사 수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환자의 삶의 질과 장기적인 예후, 그리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간경변·간암·간이식 부담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희귀 간질환 환자와 가족의 실제 목소리도 소개됐다. 방현진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희귀 간질환 환자·가족 실태조사 결과와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경제적·심리적 부담을 발표했다. 방 국장은 "희귀 간질환은 환자 혼자만의 질환이 아니다"며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 가족 전체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의료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희귀 간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 향상과 지원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바이러스성 간질환 중심의 성공적인 국가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희귀 간질환 역시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보건의료 아젠다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 희귀 간질환 환자들이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기 진단, 치료 접근성 개선, 환자 삶의 질을 반영한 정책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날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여한 장은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희귀 간 질환이 정책적 관심에서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며 "오늘 논의가 PBC 환자들의 현실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실질적인 지원과 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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