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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는데 녹내장?” 소리 없이 사라지는 시야
기사입력 2026-07-30 오후 7:28:00 | 최종수정 2026-07-30 19:28

정상 안압도 안심할 수 없어... 정기검진 통한 조기 발견 중요

 

 

▲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박지혜 교수

 

     녹내장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최근 녹내장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1년 108만29명에서 2025년 127만94명으로 약 17.6% 증가했다. 

 

녹내장은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이다. 원발개방각녹내장과 정상안압녹내장 등 대부분의 만성 녹내장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주변 시야부터 서서히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중심 시력은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환자가 불편함을 느꼈을 때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안압은 눈 속에서 만들어진 액체인 방수의 생성과 배출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안압이 높을수록 녹내장 발생과 진행 위험이 커지지만 안압이 높은 사람에게 모두 녹내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으면서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흔하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70~80%가 정상안압녹내장에 해당한다. 정상안압녹내장의 발생과 진행에는 시신경으로 향하는 혈류 이상, 유전적 소인, 고도근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박지혜 교수는 “양쪽 눈이 서로의 시야결손을 보완하기 때문에 한쪽 눈이나 일부 시야가 손상돼도 환자가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건강검진에서 안압이 정상으로 측정됐다는 이유만으로 녹내장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시신경과 망막신경섬유층, 시야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계단이나 문턱을 헛디디거나 옆에서 다가오는 사람과 물체를 뒤늦게 발견할 수 있다. 운전할 때 옆 차선의 차량이나 보행자를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말기에는 주변 시야가 크게 줄고 중심부만 남는 이른바 ‘터널 시야’가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만성 녹내장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과 달리 갑작스러운 증상을 일으키는 유형도 있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방수의 배출 통로인 전방각이 갑자기 좁아지면서 방수 배출이 막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질환이다. 심한 눈 통증과 충혈, 시야 흐림이나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소화기질환이나 신경계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다. 그러나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안과적 응급질환으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안압을 낮춰 추가적인 손상을 막고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있다. 치료에는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우선 사용하며 녹내장의 종류와 진행 정도, 안압 조절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별한 불편감이 없거나 안압이 정상으로 측정되더라도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박지혜 교수는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시신경 손상과 시야 결손의 진행을 늦추고 남아 있는 시야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며 “특히 40세 이상이거나 안압이 높은 경우, 녹내장 가족력, 고도근시, 당뇨병 등의 위험 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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