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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 자폐스펙트럼장애 뇌영상 AI의 생물학적 의미 검증하는 새로운 평가법 제시
기사입력 2026-08-11 오후 12:33:00 | 최종수정 2026-08-11 12:33

- 서울대병원-KIST-멜버른대 공동연구팀, 세계적 AI 학회 ‘ACM SIGKDD 2026’서 발표

- AI 예측 정확도 넘어 뇌영상 표현의 구조적 민감도 평가...‘생성 매니폴드 감사(GMA)’ 제안

 

 

▲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두뇌 기능적 연결성 감소 패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정상발달 아동에 비하여 감각 정보의 중계(하두정소엽) 및 통합(시상) 역할을 하는 영역들의 기능적 연결이 크게 감소됨

 

▲ 특정 두뇌 영역 간 연결을 끊었을 때의 인공지능 내부 표현 변화를 평가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

 

 

▲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임유빈 연구교수, KIST 뇌과학연구소 한경림 책임연구원·강소현 박사후연구원, 멜버른대 컴퓨터공학부 한소연 교수·정현석 연구원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임유빈 연구교수), KIST 뇌과학연구소 한경림 책임연구원(강소현 박사후연구원), 멜버른대 컴퓨터공학부 한소연 교수팀(정현석 연구원)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AI가 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에서 학습한 정보가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뇌의 특성을 얼마나 반영하는지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 기반 AI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이 연구 결과는 AI·데이터마이닝 분야 세계적 학회인 ‘ACM SIGKDD 2026’에서 지난 10일 발표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ACM SIGKDD에서 처음 마련된 ‘과학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Science)’ 분야에 채택돼 발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최근 과학적·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AI 활용 연구의 결실로, 서울대병원의 대규모 자폐 임상 코호트 및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데이터 활용 임상 연구 역량과 KIST·멜버른대의 인공지능·뇌과학 융합 연구 역량이 더해진 결과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제한된 관심과 반복적인 행동 및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미국에서는 2025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기준으로 2022년 8세 아동 31명 중 약 1명꼴로 자폐스펙트럼장애가 확인됐으며, 국내 등록 자폐성장애인은 2023년 말 약 4만 3천 명으로 지난 10여 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진단과 경과 평가는 확실한 객관적 생체표지자가 충분히 확립되지 않아 증상과 징후 관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영유아기의 조기 진단과 치료적 개입에 한계가 있다.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팀은 다년간 뇌과학적 근거 기반 자폐스펙트럼장애 바이오마커 발굴 및 검증 연구를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분석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두뇌의 기능적 연결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핵심 영역 중 하나인 하두정소엽(inferior parietal lobule)과 감각 중계 역할을 하는 시상(thalamus)을 주요 허브로 하는 뇌 전역 네트워크의 연결 감소를 확인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기존의 분류(Classification)와 회귀(Regression) 기반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 보조 모델 개발 연구를 넘어 대규모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에서 AI가 학습한 내부 표현이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을 얼마나 반영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뇌생리 근거 기반 인공지능 기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뇌영상 표현의 생물학적·구조적 특성을 평가하고, ​향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조기 진단 및 치료 경과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후보 발굴 등에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진단 모델은 정답을 맞히는 성능에 중점을 두어 개발되지만, 실제 인공지능이 임상 및 과학 연구에 의미 있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예측 성능뿐 아니라 AI가 학습한 정보가 생리·병리적 특성을 얼마나 반영하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공동연구팀은 개인별 특성이 매우 다양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서도 뇌영상 데이터를 보다 생물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평가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모델의 내부 표현이 뇌 네트워크 구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평가하는 ‘생성적 매니폴드 감사(Generative Manifold Auditing, GMA)’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정상 발달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형적인 뇌 기능 연결 패턴을 학습한 ‘표준 뇌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했으며, 이후 특정 뇌 영역의 연결을 가상으로 차단했을 때 AI 내부 표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정보 손실 때문인지, 뇌 네트워크 구조와 관련된 반응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민감도 격차(Sensitivity Gap)’ 지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AI 모델이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뇌 네트워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제안한 분석법을 대규모 다기관 데이터셋인 ABIDE와 서울대병원이 장기간 구축해 온 자폐 아동 임상 코호트에 적용해 검증했다. 다양한 fMRI 데이터 환경에서 AI 모델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Denoising Autoencoder(DAE) 기반 생성형 AI 모델은 비교 모델들보다 뇌 네트워크의 구조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 임상 증상의 호전이 일어나더라도 두뇌의 기능적 네트워크 변화 양상은 개인별로 다름을 보여주는 사례

 

특히 서울대병원 장기 코호트 분석에서는 자폐 임상 증상 지표인 K-CARS가 호전된 경우에도 신경 민감도의 변화 양상은 개인별·뇌 영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행동 및 임상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 변화 양상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러한 새로운 인공지능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정밀의학·맞춤의학을 위한 생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증상과 징후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생물학적 특성을 중심으로 재해석하는 연구 도메인 기준(Research Domain Criteria, RDoC) 관점의 연구에 기여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정밀의학·맞춤의학 실현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붕년 교수(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는 “이 연구는 증상 관찰을 넘어 뇌의 생물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며 “향후에는 이 프레임워크를 발전시켜 환자 개개인의 치료 경과를 예측하는 데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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