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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깜빡, 나이 탓이겠지”… 치매, 발견 늦을수록 되돌리기 어렵다
기사입력 2026-09-01 오후 12:07:00 | 최종수정 2026-09-01 12:07


▲ 깜빡깜빡, 나이 탓이겠지...치매, 발견 늦을수록 되돌리기 어렵다 (AI생성이미지)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

 

     매년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2011년 치매관리법 제정으로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특히 올해는 국내 치매 환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치매의 발병 및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도입됨에 따라 환자에 대한 따뜻한 돌봄과 더불어 ‘선제적 예방 및 조기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 치매 환자, 올해 사상 첫 100만 명 전망… 경도인지장애는 298만 명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7만 명으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의 약 9.25%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더 주목해야 할 수치는 따로 있다.

 

치매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2025년 298만 명으로 추정됐으며, 2033년에는 400만 명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까지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레카네맙 등)가 국내에도 도입됐다. 이러한 약물은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단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진행성·퇴행성 질환인 치매는 한 번 악화되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치매 환자보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는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치매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지금, 치매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경도인지장애가 뭔가요?… 치매 예방의 골든타임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 사이에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중요한 분기점이 존재한다.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객관적인 검사에서 확인될 정도로 저하돼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돼 있어 치매로 진단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단계에서 적절한 개입이 이뤄지면 치매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발병 위험 자체를 낮출 수 있다. 그래서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예방의 ‘골든타임’으로 불린다.

 

다만 이 진단이 곧 치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인보다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기에 조기 발견과 관리가 필요하다. 단순한 건망증과 헷갈리기 쉽지만 구분법이 있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힌트를 줘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약속 자체를 잊어버리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익숙한 길을 헤매는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김종헌 교수는 “단순한 깜빡임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인지기능 저하를 단순 나이 탓으로 넘겨 이 시기를 방치하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치매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치매 예방, 생활습관부터 바꿔야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안에 따르면 인지활동 수준이 높은 사람에게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위험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독서, 외국어 학습, 악기 연주, 사회활동 참여 등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 특히 2024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 위원회는 난청,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 신체활동 부족, 시력 저하 등 14가지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전체 치매의 최대 45%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도 중요하다. 운동은 뇌로 흐르는 혈류를 늘리고 뇌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단 한 번만 해도 뇌 기능 개선에 이로운 혈중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농도가 상승한다. 이와 함께 수면 관리도 중요하다.

 

수면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 뇌 크기가 줄어들고,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된다. 따라서 적정 수면 시간인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지나치게 오래 자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코골이가 심한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다면 치료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여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종헌 교수는 “치매 예방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꾸준한 운동, 사회활동 유지, 혈관 위험인자 및 청력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에서 시작된다”며 “60세 이상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치매안심센터나 신경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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