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
- 투명 OLED 안경으로 감마파 자극… 뇌 영역 간 정보 전달 활성화 확인
- 알츠하이머병, 뇌 영역 간 정보 전달 기능 떨어지면서 인지기능과 관련된 ‘감마파’ 활동도 함께 변화하는 질환
- 빛으로 감마파 활동 자극하는 방법 주목받았지만, 어두운 환경에서만 시행할 수 있어... 일상생활과 병행 어려워
- 연구팀, 주변을 보면서도 빛 자극을 줄 수 있는 ‘투명 OLED 스마트 안경’ 개발
- 임상실험 결과, 투명 안경에 주변광까지 있는 조건에서 감마파 활동과 뇌 영역 간 정보 전달 가장 활발
- 눈부심·눈의 피로 등 부작용 가장 적고 착용감 우수…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뇌 자극 기기로 발전 가능성 제시
앞으로는 알츠하이머병 예방·관리를 위한 뇌 자극을 일상생활 속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서울대학교 박예승 연구조교수, KAIST 채현욱 박사(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공동 연구팀이 주변 환경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면서도 뇌를 자극하는 투명 OLED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이어 진행한 임상실험을 통해 뇌 활동 변화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되면서 뇌의 여러 영역 간 정보 전달 기능이 약해지고, 인지기능과 관련된 감마파 활동도 함께 변화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감마파는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여러 영역을 연결할 때 나타나는 고주파 뇌파로, 기억력·주의력 등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감마파를 인위적으로 자극해 인지기능 개선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이어졌고, 특정 주파수로 깜빡이는 빛을 보는 것만으로 수술이나 시술 없이도 감마파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침습적 뇌 자극법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중 하나로 OLED를 안경에 부착해 빛 자극을 주는 방식이 시도됐다. 하지만 패널이 불투명해 착용 중 시야가 가려지는 탓에 반드시 어두운 방에 앉아 자극만 받아야 했고 일상생활과 병행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주변 환경을 그대로 보면서도 빛 자극을 줄 수 있는 투명 OLED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빛 투과율 75%, 화면 밝기 균일도(안경 전체에서 빛이 고르게 나오는 정도)는 90% 이상으로, 착용한 상태에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주변을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어서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투명·불투명 OLED 안경과 주변광 유무를 조합한 네 가지 조건에서 빛 자극을 받았으며, 연구팀은 자극 전후 뇌 활동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투명 OLED 안경을 착용하고 주변광이 있는 조건에서 감마파 활동 변화가 가장 뚜렷했다. 또한 빛 자극으로 발생한 신호가 시각을 담당하는 뇌 뒤쪽 영역(후두엽)에서 인지기능과 관련된 앞쪽 영역(전두엽)으로 전달되는 정도도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빛 자극이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 기능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알츠하이머병 예방·관리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 투명-비투명 OLED 안경과 주변광 유무를 조합한 네 가지 조건에서의 빛자극 결과. 투명 OLED와 주변광이 있는 조건(왼쪽 두 번째)에서 감마파 활동 변화가 가장 뚜렷했다.
일상생활에서 뇌 자극 기기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편의성도 확인됐다. 참가자들은 투명 OLED 안경을 주변광이 있는 상태에서 착용했을 때 눈부심과 눈의 피로를 가장 적게 느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로 일상생활 중에도 뇌 자극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향후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연구를 확대해 인지기능 변화와 안전성, 실제 활용 가능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진행되면서 뇌의 여러 영역 간 정보 전달 기능이 약해지는 질환인 만큼, 뇌 기능을 꾸준히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감마파 자극을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고,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병원 방문이나 특수 장비 없이 안경을 착용하는 것만으로 꾸준히 뇌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는 “이번 연구는 투명 OLED 기술을 활용해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감마파를 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디스플레이 기술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뇌 자극과 같은 의료 분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