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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암 생기기 전부터 대장에 ‘분자적 흔적’ 남긴다
기사입력 2026-10-07 오후 6:30:00 | 최종수정 2026-10-07 오후 6:30:06

가천대 길병원 김정호 교수팀 연구 세계적 학술지 게재

- 김정호 교수팀, 비만-대장암의 ‘2단계 재프로그래밍’ 규명 -

- 고위험군 정밀예측·암 예방부터 새로운 치료표적까지 가능성 제시 -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은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호 교수 연구팀이 비만 환자에서는 정상으로 보이는 대장점막에서부터 대장암과 관련된 분자적 변화가 나타나고, 암이 발생한 이후에는 암세포 주변의 면역 환경까지 암의 성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 김정호 교수 연구팀

 

이번 연구는 비만이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의 통계적 연관성을 넘어, 비만과 대장암이 어떤 과정을 통해 연결되는지를 실제 환자 조직에서 분자·세포 수준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를 향후 대장암 고위험군의 정밀예측과 예방, 새로운 치료표적 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유전학·정밀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Genome Medicine’에 ‘Obesity reprograms the spatial ecosystem of colorectal cancer through early epithelial reprogramming and immunosuppressive remodeling(비만이 초기 대장점막 변화와 면역억제 환경 조성을 통해 대장암 미세환경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박일규 박사, 이재기 박사, 가천대 길병원 병리과 김지섭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고 김정호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비만-대장암의 ‘2단계 재프로그래밍’ 규명

연구팀은 조직 속 세포들이 어느 위치에서 어떤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첨단 ‘공간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기술을 이용해 대장암 환자의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환자에서는 현미경으로 정상으로 보이는 대장점막에서도 이미 암과 관련된 분자적 변화가 나타났으며, 일부 변화는 암이 발생한 이후까지 이어졌다.

 

또 암이 발생한 이후에는 SPP1⁺ 대식세포라는 특정 면역세포가 암세포 주변에 집중되는 등 암의 성장에 유리한 면역환경으로 바뀌는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초기 상피세포 재프로그래밍(Early Epithelial Reprogramming) → 암 발생 후 면역억제성 리모델링(Immunosuppressive Remodeling)’으로 이어지는 ‘2단계 재프로그래밍(Two-phase Reprogramming)’ 모델로 제시했다.

 

쉽게 말해, 비만이 암이 생기기 전부터 정상 대장점막에 분자적 ‘흔적’을 남기고, 암이 생긴 뒤에는 암 주변의 면역환경까지 암의 성장에 유리하게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고위험군 정밀예측·예방에서 새로운 치료표적까지

이번 연구의 중요한 가치는 이러한 변화를 암 발생 전에는 예측과 예방에, 암 발생 후에는 새로운 치료표적 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정상 대장점막에서 나타나는 초기 분자 변화를 바이오마커로 발전시키면 비만 환자 가운데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을 보다 정밀하게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 이러한 변화를 조절하는 물질을 발굴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한 맞춤형 예방 전략과 예방 약제 개발로 확장할 수 있다.

 

암이 발생한 이후에는 SPP1⁺ 대식세포와 암의 성장을 돕는 면역환경을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활용해, 비만과 관련된 대장암의 표적치료 및 면역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즉, 이번 연구는 ‘고위험군 정밀분류 → 맞춤형 예방 및 예방 약제 개발 → 새로운 치료표적 발굴’로 이어지는, 대장암의 예측·예방에서 맞춤형 치료까지 연결하는 정밀의학적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김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단순한 대장암 위험요인을 넘어, 정상으로 보이는 대장점막의 초기 분자 변화부터 암 발생 후 면역미세환경의 재편까지 대장암 발생과 진행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공간적·분자적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예방 전략을 개발하는 한편, 암 발생 후에는 비만 특이적 면역미세환경을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발전시켜 대장암의 예측·예방부터 맞춤형 치료까지 이어지는 정밀의학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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