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 약국 외 판매가 공휴일과 심야시간에만 국한된 문제로 접근하면 반쪽짜리 방안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정부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오는 5월 중 구매 수요가 높은 소화제, 해열제, 감기약 등의 가정상비약을 휴일과 심야시간대에도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전문·일반의약품 간 상시적 분류 시스템 구축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 방안을 단지 공휴일과 심야시간에 국한된다면 대도시 중심의 반쪽짜리 방안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실련은 최근 약사법 부칙 제4조 특수 장소에서의 의약품 취급 규정에 따라 약사 없이도 구급약 판매를 허용하는 장소가 고속도로 휴게소 147곳 등 전국적으로 939곳에 이르고 있어 약국 외 판매가 문제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약국이 없는 농어촌 지역 등에서 지역 주민의 요구에 따라 지자체에서 합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단계를 제시한 것으로, 그동안 일반약 약국 외 판매의 국민적 요구를 약사법으로 억누르려는 문제에 대해 합법적인 경로가 있다는 점과 정부차원에서 국민을 위한 적극적 대응이 없다면 지자체 내에서도 충분히 이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특수 장소에서의 의약품 취급현황을 조사하면서 얻은 결론은 특수지역에서의 의약품 판매가 주무부처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사용실태 등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따라서 경실련은 이러한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부가 특수 장소지역에서 의약품 취급관리를 양성화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유지, 관리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되지 않는다면 지역단위의 여건까지도 고려한 전국적인 방안으로 진행될 수 없고, 주무부처가 주도적으로 진행해 보건의료체계에 부합하는 최선의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경실련은 약국 외 판매의 핵심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이 약을 얼마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가와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하느냐 라는 점도 꼽았다.
현재 가정상비약 수준의 일반약 정도는 가정에서 약사의 도움이 없이 복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이 매우 크다는 것은 여러 보고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반면 가정 내에서 상비약을 오래 보관하고 있다가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복용하는 문제 역시 발생되고 있어 국민들의 올바른 의약품 관리와 사용을 돕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경실련은 덧붙였다.
현재는 외부포장이나 용기에 중요사항이 표시돼 있지 않아 첨부문서 분실 시 용량이나 용법을 확인할 수 없고, 약을 복용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약리작용 등이 전문적이나 학술적으로 기재돼 있어 일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구성됐다.
이에 경실련은 의약품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가 알기 쉬운 용어로 정확하게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고,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시판 이후에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감시를 토대로 상시적으로 의약품 분류체계를 시정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