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사에 반한 입·퇴원 불허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12일 전남 소재 A요양병원, 광주 소재 B정신병원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차별행위에 대해 A, B병원장에게 재발방지대책 수립과 소속직원 대상 인권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또 해당 도시자 및 시장에게는 A·B병원장을 엄중 경고 조치하고, 관내 정신보건시설과 요양병원에서 이 같은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 강화를 권했다.

진정인 김 모(장애인단체 대표)씨는 "A, B병원장이 2009년 11월과 2010년 2월 피해자 정 모(남, 31세, 뇌병변장애1급)씨를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원시켰다"며, 지난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피해자의 입·퇴원을 결정한 것이지 강제적인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의 진료기록부 등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장애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의사소통 능력이 있고, A요양병원에 입원한 이후 지속적으로 퇴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음이 확인됐다.

이러한 피해자의 퇴원 의사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A병원장의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한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 내지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당사자에게 중대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인권위 측이 전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B정신병원의 경우 누나를 보호의무자로 해 피해자를 입원시키면서 가족관계증명서에 등재된 모친을 보호의무자로 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와 누나가 '정신보건법' 상 적법한 보호의무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B정신병원장의 행위가 '정신보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원과정의 적법한 절차를 위반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