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등 7개 제약사가 불법리베이트 제공으로 최대 20%의 약가인하폭이 결정된 바 있는 가운데, 이번에 또다시 태평양제약 등 9개 제약사가 같은 행위로 과징금이 부과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태평양제약 등 9개 제약사들이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2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제약사는 태평양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신풍제약, 영진약품공업, 미쓰비시다나베마코리아, 슈넬생명과학, 삼아제약, 뉴제팜, 스카이뉴팜 등 9개 제약사다.
이들 제약사들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병의원들에게 현금 및 상품권 지급, 수금할인, 골프접대, 물품지원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왔다.
특히, 태평양 제약은 리베이트제공 금액이 152억2300만원으로 이익제공 횟수만 1만8620번에 달해 과징금 7억63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 회사는 자기 의약품 처방·증진의 대가로 2101곳 병의원에 88억76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했고, 140곳의 병의원에게는 3억6000만원 상당의 골프접대를 해왔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리베이트 제공액수가 88억7300만원으로, 관련약품 수만 106개 품목에 달했으며, 병의원 의사들에게 학술논문의 번역을 의뢰하고 통상의 번역료보다 최대 150배나 되는 과다한 번역료를 지급하다 적발됐다.
삼아제약은 같은 목적으로 1668곳의 병의원에 38억 상당의 상품권 및 전자제품을 지급해오다 적발됐고, 신풍제약은 214곳의 병의원에 21억 상당의 현금 및 상품권 지급을 비롯해 610곳 병의원에 16억 상당의 외상매출금 잔액을 할인해줬다.
761곳 병의원에 22억 원의 현금을 지급한 슈넬생명과학은 심바스타틴, 세파클러 등 자사 제품을 월 500만원 처방하는 조건으로 총 처방목표액 4000만원의 25%인 1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외에도 신풍제약과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는 자사 의약품에 대한 처방 사례비로 외상매출금의 잔액을 할인해주는 방법으로 지원했다.
< 국내 의약품 유통구조 >

<자료출처: 의약품성실신고회원조합 2007년 사업보고서>
전문의약품의 경우에는 최종 구매자인 소비자의 선택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특수한 시장이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 때문에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선택권을 가진 의사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제약회사들 간 판매경쟁은 최종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혜택도 제공하지 못하며, 오히려 과도한 리베이트 제공 등으로 인해 의약품 가격만 높아져 소비자의 지출 부담만 늘어나게 된다고 공정위 측이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비합리적인 유통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엄청난 비용을 국민들이 떠안게 되는 것이고, 대부분의 전문의약품이 보험 리스트에 등재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급해야 하는 약제비(보험료) 또한 필요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공정위측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제약업체들의 병의원들에 대한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계기가 돼 가격·품질·서비스 등에 의한 공정한 경쟁을 유도, 소비자들의 가격부담 절감은 물론 의약품 유통질서의 투명화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