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의약품 구입불편 해소방안 관련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이달 중 본격 진행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고자 이달 중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개최, 현행 의약품 분류에 대해 재검토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복지부는 현행 의약품 분류 체계와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의약외품 간 분류 조정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관련 고시를 개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복지부가 2000년 이후에 실시하지 않았던 재분류 논의를 통해 의약품 분류를 개선하고, 국민 불편 사항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그간 복지부는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선진국에 비해 의약품 사용량이 많은 국내 보건환경을 고려해 심야나 공휴일에 겪을 수 있는 소비자의 의약품 구입 불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행 약사법은 약을 약국에서 약사에게만 구입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약사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특수장소 지정 확대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이 같은 방안은 약사회의 심야약국 시범사업 성과가 저조함에 따라 그 대안으로 검토한 방법이었으나, 특수장소 지정 확대방안을 약사회가 수용하지 않아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복지부는 판단했다.

이에 복지부는 해당 방안이 심야, 공휴일 시간대 의약품 구입 불편사항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 위해 약사회의 실효성 있는 당번약국 이행과 홍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약사회에 요청했다.

약사회 측은 최근 지역 내 약국의 경우 평일 주 1회 밤 12시까지, 일요일은 월 1회 당번약국을 운영해 휴일 및 심야시간대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심야약국 시범사업이 저조해 복지부가 특수장소 지정 확대방안을 검토했다고 고백하고도, 실효성 없는 당번약국 활성화 방안을 보안할 대안이나 근본대책 제시 없이 빈껍데기에 불과한 내용을 발표했다면서, 이는 국민 불편 해소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포기각서에 이를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의약외품의 경우 의약품이 아닌 물품으로 구취제, 탈모방지, 반창고류, 금연보조제, 자양강장제 등으로, 감기약·해열진통제와 같이 약국 외 판매를 요구하는 상비약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될 수 없어 결국 복지부가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태도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다름없다고 경실련 측은 주장했다.

경실련은 복지부의 오늘 발표가 '약사 불평해소 방안' 일수는 있어도 약 구입과 관련한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한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다며, 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부의 대책마련을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