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최근 복지부가 의약품 재분류 논의시작을 알리며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재분류 첫 논의라고 의미를 부여해 왔으나, 분류대상을 경실련과 소비자단체가 요구한 17개 품목에 국한해 그 결과를 도출해 냈다는 것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또 정부당국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 결정한 4개 품목 중 3개 품목을 전문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재분류 결정을 퇴색시켰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1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식약청은 이번 발표를 통해 의약품 재분류의 기본방향과 원칙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고 재분류에 관한 규정과 부작용 발생현황, 약리기전 비교 등 과학적 근거자료를 기준으로 전문약과 일반약 간 재분류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사후응급피임약의 전환결정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도출하겠다고 결정을 회피했다.
이는 식약청이 과학적 근거에 따른 판단이 우선돼야 할 의약품 재분류의 기본방향과 원칙을 스스로 포기하고 재분류 방향에 혼선을 초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기준과 원칙 없이 꿰맞추기식 결과 도출에 급급한 복지부와 의약계의 직역 이해관계가 극대화된 상태에서 나눠먹기식 타협의 산물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고, 무늬만 의약품 재분류라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경실련 측은 지적했다.
이에 경실련은 의약품 전면 재분류의 기준과 방향을 과학성과 전문성에 기인해 분류해 줄 것을 정부 측에 촉구했다.
경실련은 현 의약품분류체계가 의약학적 원칙이나 의약품 정의에 비춰볼 때 일반약으로 분류돼야 할 의약품이 전문으로 분류돼 있거나, 전문약으로 분류돼야 할 처방이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경실련은 과학성과 전문성에 기인해 의약품 재분류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의·약사의 처방조제 실태와 의약학적 적정성 및 보건경제학적 타당성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실시해 이를 도출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외국의 경우에는 상시적인 재분류 시스템을 통해 의약품의 작용 및 부작용이 밝혀짐에 따라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따른 의약품 분류군간 이동이 빈번하게 이뤄져왔다.
이를 전제로 했을 때 의약품 분류 및 재분류의 적정성이 반영되고 의약품 분류군 간의 경직성을 탈피해 의약품 재분류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실련 측은 덧붙였다.
더불어 경실련은 의약품 재분류가 의약계 타협의 산물로 전락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의약품의 오·남용과 약화사고 방지로 국민건강 향상과 국민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 측에 주문했다.
경실련은 의약품 전면 재분류가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한 사회적 편익증대와 의료비용을 경감시키고 의사의 처방행태 및 소비자의 의료이용 행태의 변화를 목표로 이뤄져야 할 것임을 성명서를 통해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