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을 기하고 과중한 국민의 약품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약사에 대한 약가를 대폭 손질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약가산정 방식 개편 및 혁신형 제약기업 중심의 특성화 지원방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보고하고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관련 규정 정비를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추진으로 국민의 약값 부담이 연간 약 2조1000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중 국민 부담액 6000억 원, 건강보험지출 1조5000억 원의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건강보험 급여액의 30% 수준인 약품비 비중이 오는 2013년에는 24%대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산업 측면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약산업의 체질개선 및 구조 선진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복지부측은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선별적 지원과 경쟁을 통해 2015년까지 혁신형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비율을 평균 15%로 높여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선진화 방안의 목표"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밝힌 약품비 합리화 방안에는 그동안 동일 성분 의약품임에도 건강보험에 등재(등록)한 순서에 따라 약품 가격을 차등 결정하던 계단식 약가방식을 폐지시켰다.
그러나 동일 성분 의약품에 대해 동일한 보험 상한가를 부여하도록 함으로써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을 먼저 등록하려고 경쟁하던 행태에서 벗어나 향후에는 품질경쟁에 노력하도록 약가 산정방식을 개편했다.
현재 특허만료 전 약값의 68~80%였던 상한가격을 앞으로는 53.55%로 낮추고, 동시에 기업들은 그 이하 가격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유도했다.
다만, 특허만료 후 1년 동안은 약의 안정적 공급과 제네릭의 조속한 등재를 유도하기 위해 59.5%~70% 수준으로 완화했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약들에게도 적용해 내년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약들이 53.55%수준으로 일괄 인하된다.
단, 공익성이 있음에도 수익성이 떨어져 시장에서 퇴출 우려가 큰 특허 의약품이나 퇴장방지의약품, 필수의약품 등은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을 위해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새로운 제도시행으로 약가인하 효과가 상쇄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1년간 적용을 유예하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보완하도록 했다.
의료기관이 약품비를 줄이면 절감부분의 일정률을 인센티브로 부여하는 '외래처방인센티브제도'를 의원급에서 내년부터는 병원급으로 확대 시행한다.
또 보험 청구금액이 큰 상병(상해와 질병)에 대해서는 처방 안내 지침을 마련하고, 국민들이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약 복용법, 약가 등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적정한 약 사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측은 올해 연말까지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내년 1월부터는 약가산정방식 등을 변경해 약값 인하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은 "약품비 거품을 제거해 국민부담을 줄이고, 제약산업을 연구개발 중심으로 선진화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으며, 현재의 대내외 환경을 감안, 지금이 정책 추진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