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약가인하 정책과 관련, 전국의사총연합이 제약사들의 반성이나 새로운 각오없이 정부의 정책을 반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6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제약업계가 정부의 과도한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제약산업을 말살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의사들은 허탈한 분노의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불과 1년 전 정부는 전체 약가의 20%가 의료진들에게 리베이트로 전달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의사들에게 제공되는 리베이트라고 규정했다.
또 제약사들은 정부의 판단이 옳다고 화답하면서 리베이트와 관련된 의사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그 결과,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의사들을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법안인 '리베이트 쌍벌제'가 압도적인 표차로 국회에서 통과됐고, 지난해 11월말 시행됐다.
그러나 정부와 제약업계의 주장대로 약가 비용 중 20%의 리베이트 비용이 절감돼 약제 원가가 줄어들 것이 분명한데, 제약사들이 약가인하로 인해 제약업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라며 전의총은 반문했다.
전의총은 제약산업이 IT산업의 뒤를 이어 정부가 집중 육성해야 할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심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정부가 일관되게 국내제약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정책을 펴왔다고 지적했다.
즉, 제약사는 정부의 비호 아래 높은 약가를 유지하면서 아무런 신약개발에 대한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도 리베이트를 통해 성장해왔다.
신약개발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에 세계적 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퉈 개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M&A를 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가족끼리 대물림을 하면서 높은 이익구조로 인해 만들어지는 리베이트로 생존해 왔다는 게 전의총의 주장이다.
이는 리베이트가 의사들의 요구에 의해 탄생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제약사들의 생존수단이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의총 측은 정부가 리베이트를 없애고 의약품의 유통질서를 투명하게 만들고자 했다면, 리베이트 쌍벌제를 만들어 의사들을 범죄자로 몰 것이 아니라 충분한 예고기간을 거치면서 제약사간의M&A를 유도한 후 약가를 인하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약사들의 경쟁력을 좀먹은 것은 정부의 주장처럼 의사들이 아니라 안이한 경영이 가능하도록 방치해 놓았던 정부의 정책이라는 사실과 외국기업과 경쟁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안주하면서 대물림의 경영을 지속해 온 제약사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고백해야 할 것이라고 전의총은 덧붙였다.
국민들에게 신망 받아야 할 의사집단을 리베이트만 요구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해 온 제약사들이 택해야 할 길은 더 이상 높은 복제약값에 안주하지 말고 이제라도 외국사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전의총은 강조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제약협회가 주장하듯이 제약산업의 몰락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것이고, 의료계는 이를 동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