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판매 중지와 함께 자발적 회수 권고를 하고 있는 '위험하고 효과 없는 약'들이 여전히 시중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받은 ‘판매 중지 의약품 품목별 공급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말 현재 식약청이 판매 중지한 3개성분 의약품 71품목, 총 191만5441개가 도매상 등을 통해 약국과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184만4371개는 약국으로, 7만1070개는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약회사들은 식약청의 판매중지 조치를 수용한 것으로 보아, 약국이나 병원으로 공급된 판매중단 의약품들은 도매상 등에 있던 재고품으로 파악된다고 원 의원 측이 전했다.
◇심장발작 위험 있는 비만치료제, 판매중지 이후에도 시중 방치
특히 심장발작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은 지난해 10월 14일 판매중지와 회수 결정이 내려진 뒤인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리덕틸캅셀' 등 25개 제품 2만4210개가 약국과 병원으로 공급됐다.
심각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같은 해 11월 판매 중지된 부펙사막은 올 1월부터 7월까지 아토클리어연고 등 7개 제품 27만3249개가, 올해 3월 판매 중지된 세라티오펩티다제는 최근 4개월 동안 무려 161만7982개가 약국, 병원에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청이 판매중지한 약, 처방하고 보험 급여까지 청구
이 중 세라티오펩티다제는 유일한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으로, 이 약은 식약청 판매 중지 결정 이후 3개월 동안 총 1079건이 건강보험에 청구됐다.
식약청이 판매 중지를 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중지 조치를 하기 때문에 처방할 때 프로그램 상에 나타나, 의사는 이 약이 판매 중지 약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 약을 처방해 보험급여 청구까지 했던 것이다.
◇시부트라민, 자진회수 권고받은 지 9달이 지나서도 여전히 반품 중?
식약청은 판매중지 조치 당시 이들 의약품의 자진회수를 권고했다. 이는 문제의 약을 생산·수입한 제약회사가 스스로 시중에 유통된 약들을 모두 회수하라는 것이었다.
'의약품등 회수·폐기 처리지침'에 따르면, 회수의무자는 5일 이내에 관할 지방식약청에 회수계획서를 제출하고 최대 30일 이내에 회수를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판매중지 및 자진회수 권고’ 처분을 받은 시부트라민은 9개월이 지난 올 7월까지도 약국이나 병원에서 여전히 반품 등이 이뤄지고 있어, 제약회사들의 자진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식약청 위해의약품 회수관리시스템 강화 필요
현행 식약청 위해의약품 회수관리시스템은 생산(수입)한 제약회사가 회수대상 재고량, 반품량 등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반면, 도매상이나 약국은 협조만 할뿐 의무화돼 있지 않아, 실질적인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희목 의원은 "위해의약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제약회사, 도매상, 약국까지 이어지는 회수시스템을 강화해 우리 국민들이 안전한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 의원은 "이 약들이 실제로 국민들의 손에까지 들어간 것인지, 들어갔다면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판매중지 의약품을 판매한 도매상 등이 들어날 경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해 향후 유사한 행태가 반복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