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의 절반이상이 기업 채용시 차별을 느끼고 있으나 입사를 위해 참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에 의뢰해 지난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구직자 5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설문결과, 구직자의 70%는 채용과정에서 차별을 느꼈으나, 절반이상이 그냥 참는다고 답했으며, 인사담당자 심층면접자 중 직원채용 시 대졸로 지원 자격을 제한한 경우가 50%였고, 대기업의 경우에는 학벌차별도 이뤄지고 있었다.
이들 구직자는 채용 과정 중 면접단계(25.3%), 서류전형단계(23.5%), 구직정보 탐색단계(11.4%), 입사지원서 등 서류작성 단계(7.7%), 신체검사 단계(2.6%) 순으로 차별을 가장 많이 인식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저학력일수록,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일때 더욱 차별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차별을 느낀 이유로는 '지원조건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아서'(34.0%)를 가장 높게 꼽았고, 다음으로는 '특정항목(학력, 자격, 경력 등)에 대해 우대조건을 두고 있어'(27.8%), '면접관의 차별(성별, 나이, 용모, 학력 등)적인 발언을 듣고'(25.4%)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이는 나이, 출신학교, 학력, 용모 및 신체조건, 순으로 높게 경험했다.
이 중 나이차별은 여성, 고졸이하, 생산직, 계약직·임시직에서, 학벌·학력 차별은 남성, 20대 후반, 전문대졸, 정규직에서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학력차별은 '최종학력에 따라 제한을 두는 것(33.4%)'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대졸 구직자의 경우에는 최종학력 제한보다는 학벌에 따라 채용이 결정됐을 때 차별을 느꼈다고 응답한 비율이 27.3%로 가장 높았다.
용모 및 신체조건은 여성과 전문대졸, 계약직·임시직에서 더 많이 경험했고, 구체적인 차별요인으로는 '키, 몸무게 등 신체조건의 제한을 두는 것(23.1%)'과 '외모에 대해 평가하거나 질문을 하는 것(17.7%)' 순이었다.
이밖에 구직자들은 차별 개선을 위한 방안 중 입사지원 시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서류에 대해서는 △가족관계증명서(59.2%) △성적증명서(43.6%) △어학성적증명서(34.5%) △주민등록초본(31.9%) △졸업증명서(10.9%) △사진(6.7%) 순으로 꼽았다.
차별방지를 위해 요구하지 말아야 할 정보로는 사회적 신분에 관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는 가족의 학력 및 직업(76.3%), 재산상황 정도(86.8%), 가족형태(66.6%)의 개인정보와 키, 몸무게(40.0%), 출신학교명(31.7%), 임신출산 여부 및 계획(33.8%) 등을 지적했다.
기업의 채용관행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는 출신학교 및 학력에 의한 차별이 54.9%로 가장 높았고, 이어 나이차별 48.1%, 개인정보의 지나친 요구 45.8%, 용모 및 신체조건에 의한 차별 37.2%, 사회적신분차별 25.7%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기업인사담당자 26명에 대한 심층면접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신입직원 모집시 학력을 대졸로 제한하는 회사가 26곳 중 13곳이었다.
1000명 이상 규모의 대부분 기업에서는 서류전형에서 몇 개의 특정 학교 또는 학력 이상만 통과시키거나 학교를 등급화해 가중 배점하는 방식으로 소위 명문학교 출신을 우대했다.
특이한 점은 15년 이상 인사업무를 담당한 응답자들은 대부분 학력·학벌과 업무능력이 상관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응답자들은 대체할 만한 다른 선발 도구가 없고, 임원 등이 명문대학을 선호하기 때문에 학력이 채용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해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