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구금시설 수용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소란을 피우는 알콜중독증 수용자에게 보호의자를 착용시킨 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 인권침해라고 판단, A구치소장에게는 해당 교도관을 징계 조치하고 의무교위에 대해 경고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또 법무부장관에게는 보호의자 착용시 이같은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부 지침을 마련해 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진정인(남, 44세)은 부인의 동생인 피해자 B씨(남, 47세)가 A구치소에서 보호의자(사지를 묶는 보호장구) 착용 후 사망했다며,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치소측은 알코올중독증으로 소란이 심해 보호실로 이동시켜 보호 의자를 채웠고 CCTV를 통해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상태를 살피는 등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답변했다.

피해자는 의료과장으로부터 중증의 알콜중독증으로 경과관찰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의료거실에 수용 중이었는데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로 약 4시간 30분 동안 보호 의자에 착용돼 있다가 사망했다.

인권위는 해당 교도관이 야간 당직교감의 사전 허락이나 의무관의 의견수렴 없이 임의로 피해자를 보호실 등으로 이동시켰고, 사지를 움직일 수 없는 보호장구인 보호의자 착용시 의무관의 의견을 물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는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인권위는 피해자의 상태를 CCTV 모니터링 위주로 관찰하고 후임 교도관에게 인수인계에도 소홀히 해 피해자가 병원 이송 직전 미동없이 30여분간 방치된 사실 등도 확인했다.

특히 의무교위는 피해자가 중증의 알콜중독증으로 사건당일 주간 수액을 투약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사지강박 보호의자 착용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과 CCTV 모니터 사진만으로 검진을 하는 등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고 인권위측이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같은 행위가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해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를 이유로 관련자에 대한 경고조치와 더불어 법무부장관에게 사지를 강박하는 보호의자 착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예방을 위해 정신보건법상의 '격리 및 강박 지침'에 준하는 운용지침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