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가 아동성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 및 지원조치가 필요하다며 여성가족부장관, 경찰청장, 대법원장, 검찰총장 등에게 아동성폭력 관련 정책개선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54건의 아동 성폭력사건 가운데 피해자 측이 경찰에서 최초 진술 후 검찰에서 재진술을 받은 경우가 전체의 34.2%(13건)에 달해 선진 외국처럼 아동 진술시 검찰과 경찰, 전문가 등이 동시에 참여하는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했다.

특히 아동 성폭력 사건 수사에는 아동의 발달, 언어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되므로 △전담조사관의 전문성 강화 △전문수사팀 별도 신설 △법관 연수과정에 아동의 진술 특성 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현행법에서 영상장치를 통한 진술녹화를 명시하고 있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이루어진 진술녹화가 검찰수사 및 법원재판에서는 활용되지 않거나 증거로 채택되지 못해 아동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조사가 진술조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법은 피해 아동 조사시 신뢰관계에 있는 자가 동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보호자가 가해자와 이익관계에 있거나 보호자가 사건을 은폐하려는 명백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까지 동석이 허용되는 등 오용 사례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인권위측이 전했다.

증언을 위해 법원에 출석한 피해 아동이 부가적인 심리적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별도 대기실 마련 △법복, 좌석배치, 개정 시간 등을 아동친화적 방식으로 만들고 △피해아동에게 법정증언 기술교육 △중계 장치를 통한 활용방안 등의 제도적인 장치 등도 두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했다.

이밖에도 인권위는 △범죄자 출소정보 통지제도 및 피해자 배상명령제도 도입 △신고의무자 보호 및 친족성폭력 대응조치 강구 △아동성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응조치 및 예방교육 강화 △성폭력 가해자 교정프로그램 및 제도의 이행실태 평가 등을 통해 아동범죄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정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