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제약업체가 요양기관이나 의사·약사에게 불법으로 제공한 리베이트 금액이 1조114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이 19일 공개한 '건강보험 약제 관리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검찰, 경찰 등 6개 기관이 적발한 리베이트 제공업체는 총 341개 업체(130개 제약사, 211개 의약품 도매상)로, 금액은 1조114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들 조사기관에서 적발한 341개 업체 중 리베이트 제공이 2009년 8월 1일 이후에 해당하는 50개 업체(제약사 34개, 도매상 16개)의 해당 약가인하 실태를 확인한 결과, 모 제약사 9개 업체 130개 품목에 대해 2011년 10월 평균 9%의 약가인하 조치를 단행, 연간 557억 원 상당의 건강보험 약제비 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나머지 41개 업체에 대해서는 해당 의약품 목록 등 약가인하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역 없이 통보하는 등의 사유로 조사 자료가 약가 인하에 활용되지 못해 연간 264억 원 상당의 건강보험재정 절감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또 같은 기간 적발한 341개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조사된 의사 및 약사에 대한 면허자격정지 행정처분 실태 확인 결과에는 전체 수수 혐의자 2만3092명 중 20.1%에 해당하는 4683명에 대해서만 행정처분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에 있었다.
나머지 1만8454명(79.9%)에 대해서는 조사기관에서 보건복지부로 적발사실을 통보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행정처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지연 처리됐다.
적발된 341개 업체에 대한 판매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실태는 전체 행정처분 대상 업체의 29% 상당인 99개 업체에 대해서만 행정처분을 완료했거나 조치 중에 있다.
그러나 나머지 242개 업체(71%)는 보건복지부 등 조사기관에서 조사결과를 처분기관에 통보하지 않거나 의약품 목록, 수수자 내역 등 행정 처분에 필요한 구체적인 세부조사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행정처분이 누락 또는 지연됐다.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지 못할 시에는 의약품의 선택이 환자에 대한 치료 적합성보다 리베이트 제공여부에 따라 좌우될 소지가 크다.
또한 환자가 누려야 할 의약품의 가격할인이 부당하게 요양기관 등에 돌아감으로써 환자의 약값부담과 건강보험의 재정 악화가 가중된다.
제약사도 신약 등의 연구개발 투자에 사용할 가용자원을 리베이트로 낭비하게 돼 해당업체는 물론 우리나라 제약산업 전체 발전에도 장애가 되는 등 폐해가 막대해진다는 게 감사원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2010년 11월 말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 제약사 등 리베이트 제공자뿐만 아니라 의사·약사 등 수수자까지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 수준을 강화해 온 바 있다.
감사원은 "범정부 차원의 리베이트 단속의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검찰 등 다른 기관에서 적발한 리베이트 제공 업체에 대해 해당 조사기관의 조사 자료를 수집 활용하거나 자체 조사를 거쳐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