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은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건강증진협력약국 시범사업계획을 당장 철회해 줄 것을 요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월 용산구 보건소는 용산구약사회 연수교육에서 금연 및 자살예방 사업, 포괄적 약력관리 등을 포함하는 서울시 건강증진협력약국 시범사업이 올해 4월 시행된다고 알리자,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이 사업이 약사의 무면허진료를 조장하는 의료법 위반행위라며 이에 대해 공개 질의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관계법을 위반해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음을 알렸으나 여전히 시범사업 계획을 철회하지 않았고, 사업실시 한 달여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도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함구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전의총은 지적했다.

아직도 많은 약국에서 임의조제를 통한 실질적 진료행위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들이 우울증의 조기발견과 의뢰라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게 되면 각종 수면유도제, 유사 신경안정제 등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다량 판매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의총은 우려했다.

현재에도 약사들의 불법 진료행위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약사들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는 것은 서울시가 유사진료행위를 허용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전의총은 지난 1월 서울시의사회 임수흠 회장이 서울시 박원순 시장을 만난 후 박 시장이 "건강증진협력약국을 설립, 운영하더라도 진료기능을 최대한 배제해 의료계의 우려를 씻고, 오히려 주변 개원가로 환자를 안내하는 등 1차의료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면담 결과도 소개했다.

금연 및 자살예방 상담을 하려면 약사의 문진이 반드시 필요한데, 어떻게 진료기능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단 말인가? 라고 반문하며, 약사법상 약사는 의약품·의약외품의 제조, 조제, 감정, 보존, 수입, 판매와 그 밖의 약학기술에 관련된 사항을 하는 자로, 문진 등의 진료행위를 한다는 것은 그들의 면허범위를 넘어 면허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로 의약분업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전의총은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의료인인 약사가 건강증진협력약국 사업을 한다는 것은 서울시가 앞장서 약사들의 불법을 조장해 약사들을 범법자로 내몰아 치는 것으로, 서울 시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할 의무도 저버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에 전의총은 이같이 거듭된 의료단체들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시범사업 약국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로 불법성을 조사해 고발 조치할 것이며, 아울러 서울시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훼손하고 혈세를 낭비시킬 수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 조장에 앞장선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법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이를 강력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