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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분석‧마우스 실험 통해 입증, 신경줄기세포와 종양 재구성 기전 규명... 이를 차단하면 생존율 60-70% 향상 입증
기사입력 2025-03-12 오후 12:22:00 | 최종수정 2025-03-12 오후 12:22:15

교모세포종(Glioblastoma, GBM)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 후에도 대부분 재발한다. 기존 치료법은 재발을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이 질환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뇌종양으로 잘 알려져 왔다. 이에 서울대병원, 연세암병원, 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재발의 근원이 뇌실하지역에 있는 신경줄기세포(NSCs)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교모세포종 재발 매커니즘을 규명하고, 신경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Cancer’(IF=27.7)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림1] 교모세포종 재발 매커니즘 모식도: 초발 교모세포종(왼쪽)에서는 암 유발 원인인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신경줄기세포가 뇌 깊은 곳에서 위치함. 초발 종양을 수술로 제거해도(중앙) 혈관내피세포가 분비하는 신호가 신경줄기세포를 자극하여 재발 부위로 이동을 촉진함. 재발 교모세포종(오른쪽)에서는 이동한 신경줄기세포가 재발암을 형성함.

 

교모세포종은 수술로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더라도 대부분 재발하며, 재발은 주로 수술 부위 근처에서 발생한다. 기존 치료법인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는 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어, 교모세포종의 재발 기전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시급했다. 연구팀은 뇌실하지역에 존재하는 신경줄기세포(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을 가진 세포)가 종양 발생의 근원임을 밝혀낸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신경줄기세포가 재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주호 교수팀(제1저자 리슈에 박사), 연세암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원 이정호 교수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유전체 분석과 마우스 모델을 사용하여 재발암이 단순히 잔여 암조직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신경줄기세포에서 유래할 수 있다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주호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리슈에 박사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10명에서 초발암과 재발암의 유전체 계통 관계를 분석한 결과, 60%의 환자에서 재발암이 초발암과 유전적으로 단절되어 있으며, 대신 재발암이 뇌실하지역 신경줄기세포와 연결되어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은 신경줄기세포가 재발암의 기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다.

 

또한, 연구팀은 이중형광 마우스 모델을 사용해 재발암의 기원을 추적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는 신경줄기세포와 종양 세포를 다른 형광 단백질로 표지해 종양의 기원을 추적할 수 있게 해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수술 후 신경줄기세포가 재발 부위로 이동시켜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이는 신경줄기세포가 재발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한 중요한 결과다.

 

[그림2] 마우스 모델에서 신경줄기세포의 재발암 발생 과정을 차단한 결과, 대조군(점선)과 비교해 치료군(실선)의 생존율이 60-70% 향상됨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CXCR4/CXCL12 경로가 신경줄기세포의 이동을 유도하고 종양 재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XCL12 신호 분자는 수술 절제 부위의 혈관내피세포에서 분비되어 CXCR4 수용체와 결합해 신경줄기세포를 수술 부위로 끌어당기고 이동을 유도하는 기전을 마우스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전을 차단함으로써 재발률을 감소시키고 생존율을 60-70%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발견은 CXCR4/CXCL12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법이 교모세포종의 재발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주호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교모세포종 재발의 근원을 새롭게 규명하고, 수술 부위와 신경줄기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차단할 수 있는 기전을 발견함으로써 향후 교모세포종 치료와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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