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IPL 시술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는 29일 최근 한의사의 IPL(Intensive Pulsed Light)시술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에 대해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하는데 제한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의협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는 지난 22일 IPL기기를 이용한 시술을 하다 무면허의료행위로 고발당한 한의사 이 모 원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한의협은 재판부 판결문을 인용해 IPL 기기가 물리학 등 서양과학에 기초한 의료기기로 보여지나 의료기기 자체가 서양에서 만들어졌는지의 여부로 '한의사의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없고, 그 사용에 있어서 서양의학을 기초로 한 것인지 아니면 한의학을 기초로 시술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의협은 판결문에서 IPL이 자연광에 근접한 복합파장을 병변에 조사해 질병을 치료하는 기기로서, 자연광을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이 황제내경에서도 그 근거를 갖고 있는 일광구 등의 치료법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판결문에는 현재 한의과대학 침구학 등에도 온경락요법에 대한 내용이 있고 한의사가 동 기기를 서양의학적 방법으로 사용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사용했다고 봐야 하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한의협 측이 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대의료기기가 양방의 전유물이 아님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판결이 한의사도 과학문명의 이기인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한방원리에 기반을 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검찰이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한 것에 대해 김정곤 협회장은 "한방원리에 따른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의 당연한 의료행위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며, 국민의 건강증진에도 역행하는 처사로 대법원에서도 이와 같은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안해 현명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